'스캇펙'에 해당되는 글 2건

  1. 행복한 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비결
  2. 상담의 효과는 어디에서 오는가?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히가시노 게이고

행복한 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비결

영화 위플래쉬에서 주인공 앤드루는 자주 가는 영화관의 직원 니콜을 짝사랑한다. 어느 날 앤드루는 용기를 내어 니콜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승낙을 받아낸다. 그 후로 둘은 사귀기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앤드루는 자신이 먼저 니콜에게 그만 헤어지자고 통보를 한다. 앤드루는 최고의 드럼 연주자가 되기 위해서 드럼 연습에 매진해야 했고, 연애에 시간을 쓰는 것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인 관계가 한 사람의 ’성장 욕구’로 인해 깨진다. 위플래쉬의 앤드루처럼 최고에 집착하는 유별난 사람을 만났을 때만 일어나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성장 욕구’의 충족은 관계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 출처 : Flickr simonkoležnik >

오래가는 관계의 비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더하고 자신을 확장하며 성장하고 싶은 근원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자기 확장(self-expansion)의 욕구라고 한다.

뉴저지 몬머스(Monmouth) 대학의 아론 박사와 레완도우스키 교수는 자기 확장에 관한 설문 조사를 통해 개인이 지식과 경험을 쌓기 위해서 관계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연구했다. (The Happy Marriage Is the ‘Me’ Marriage, The New York Times)

‘자기 확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질문 중 일부

  • 배우자와 함께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는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가?
  • 배우자와 함께 살면서 당신이 얼마나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자기-확장 측정 설문 전체)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배우자를 통해 자기 확장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관계에 더 헌신적이고 만족스러워한다.

"만약 당신이 자기 성장을 추구하고 있고, 당신의 배우자에 의해 그것을 이룬다면 이 과정에서 당신의 배우자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배우자의 자기 확장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은 본인 자신에게도 매우 즐거운 일이 됩니다"

자기 확장을 경험하는 부부일수록 결혼 생활이 더 오랫동안 행복하게 지속한다. 자기 확장이라는 개념이 본질에서 자기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자기 확장의 경험이 더욱 강하고 오래가는 관계로 이끌어 준다.

행복한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비결은 새로운 경험을 함께 나누고 서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여기서 '서로' 라는 말이 중요하다. 한 사람만의 성장을 위한 불평등한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나쁜 관계, 좋은 관계

두 사람 중에서 어느 한쪽만 성장하는 관계는 나쁘다. 한 사람의 희생으로 다른 사람이 성장하는 경우는 더 나쁘다. 두 사람이 서로 한사람처럼 융합하여 상대방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공유하는 것이 없고 상대방의 성장에 무관심한 관계도 바람직하지 않다.


두 사람 모두 성장(‘자기 확장’)하는 관계가 이상적이다.

이때 두 사람은 자신의 경계를 확장하면서 상대방 역시 자기 확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경계가 확장되면서 서로 간의 교집합 영역 또한 동시에 커진다.


이상적인 관계의 조건

2015년 5월 1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COO)의 남편이자 서베이몽키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골드버그가 휴가 중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데이비드 골드버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사가 쏟아졌는데, 이를 통해 가정에 헌신적이고 평등한 부부 관계를 지향했던 골드버그의 생전 모습이 알려졌다. (T Times 기사 ‘진정으로 지지하는 커플이 되려면’)

ㅣ출처 : Sheryl Sandberg facebook (http://on.fb.me/1Lemu4X)

하버드대학 출신인 데이비드 골드버그는 한때 야후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2009년 온라인 설문조사 서베이몽키르 옮긴 뒤 회사를 20억 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아내의 후광 없이도 이미 그 자신이 성공한 사업가였다. 그렇지만 아내인 샌드버그의 직업적 성공을 위해 자신의 우선순위를 적극적으로 조정했다. 한때 골드버그는 LA에서 샌드버그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아들이 태어난 이후 그는 아내가 있는 지역으로 가기 위해 직장을 옮겼다. 골드버그는 저녁 시간 전에 퇴근하여 자녀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아이들을 재운 이후에는 가사를 자신이 담당해 아내가 집에서 회사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한때 육아를 전담했고 샌드버그는 기저귀 가는 것을 남편에게 배웠을 정도였다. 샌드버그가 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이런 지지 덕분이었다.

샌드버그는 둘의 동반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결코 늘 50대 50이지는 않았다. 완벽한 평등이란 정의하기 어렵고 지속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는 ‘진자’처럼 앞뒤로 오가며 서로 양보하기도 하고, 양보받기도 했다.”

완벽한 평등이 이상적인 관계의 조건이 아니다. 양쪽이 똑같이 성장하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관계에서 자신이 항상 우위를 차지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관계에서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상대의 성장 욕구 역시 존중하겠다는 ‘의도’가 중요하다.

관계를 지속시키는 힘

현대 사회는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은 더 많은 능력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런 불안한 환경 속에서 ‘성장’을 위해 ‘관계’를 포기하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성장시켜 더 경쟁력 있는 존재가 되려 한다.

하지만 사회적, 직업적으로 능력을 키우는 것만이 성장은 아니다. 그러한 외적인 성장만으로는 온전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정신적인 성장이 함께 해야 한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쉽게 이룰 수 없는 위대한 성장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스캇펙은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북돋워 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해 나가려는 의도’라고 정의했다. 스캇펫의 정의를 따르면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나와 상대방 모두 자기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행복한 관계를 지속하는 비결’과 일치한다.

관계를 지속시키는 힘은 결국 ‘사랑’이다.
‘나’라는 자아 중심성을 벗어난 이타적인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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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은 재밌습니다. 한 번 손에 잡으면 다음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서 손에서 놓지 못할 정도로 이야기에 흡입력이 있는 소설입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 실력에 정말 감탄이 나오죠. 재미만 있는 것도 아니고 따뜻한 감동까지 안겨줍니다. 정말 누구에게나 추천할 수 있는 좋은 소설입니다.

그리고 저같이 상담을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생각해 볼만한 주제를 던져주기도 합니다.

상담의 효과는 어디에서 오는가?

이 소설에서 상담을 해주는 사람들은 전문 상담가가 아닙니다. 동네 잡화점의 주인 할아버지, 강도짓을 하고 도망치던 도둑 3인조가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 상담 편지를 보낸 이들의 상담을 해주죠. 나미야 잡화점에 고민 편지를 보낸 사람들은 상담을 통해 저마다 해답을 찾습니다. 자신에게 상담을 해준 사람이 상담을 직업으로 삼은 전문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상담의 효과가 있었던 것이죠.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요?

상담의 치료 요소 13가지

가필드(S. L. Garfield, 1995)는 여러 가지 심리 치료 접근법들이 각기 다른 이론적, 방법론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보편적 치유력을 공유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상담과 심리치료의 치료 요소를 13가지로 제시하였습니다.

  1. 치료 관계 (Therapeutic Relationship)
  2. 해석, 통찰, 이해 (Interpretation, Insight and Understanding)
  3. 정화, 정서의 표현과 발산 (Catharsis, Emotional Expression and Emotional Release)
  4. 강화 (Reinforcement)
  5. 둔감화 (Desensitization)
  6. 직면 (Confronting One’s Problem)
  7. 인지적 수정 (Cognitive Modification)
  8. 이완 (Relaxation)
  9. 정보제공 (Information)
  10. 안도와 지지 (Reassurace and Support)
  11. 기대감 (Expectancies as a Therapeutic variable)
  12. 시간 (Time as a Therapeutic variable)
  13. 위약 효과 (Placebo response)

다양한 심리 치료법들의 공통적 치료 요소들만을 모은 것인데도 13가지로 꽤 많지요? 이 중 몇 가지만 있어도 상담이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전문적 상담 수련을 받지 않은 일반인이 상담을 할 경우에도 상담이 때때로 효과를 가질 수 있는 이유죠. 하지만, 상담 기간을 줄이고, 상담의 실패율을 낮추고, 상담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13가지 치료 요소들을 골고루 잘 갖추고 있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그래서 상담자는 자신의 상담 스킬을 향상시키고 심리 치료 기법들에 대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끊임 없이 노력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13가지 치료 요소보다 훨씬 중요한 한 가지가 있습니다.

무엇이 사람을 변화시키나?

나미야 잡화점의 주인 나미야씨는 비록 상담을 하는 법에 대해 배운 적은 없지만, 자신에게 상담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말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입니다. 상담료를 받는 것도 아니고 자신에게 어떤 혜택이 돌아오는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매일 밤 긴 시간을 들여 고심하고 답변을 해줍니다.

인간의 마음속에서 흘러나온 소리는 어떤 것이든 절대로 무시해서는 안 돼.


-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 p159

나미야씨에게는 상담을 의뢰한 사람들이 문제를 해결하고 더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하는 진심어린 바람이 있었습니다. 사람에 대한 ‘존중’, ‘사랑’이 나미야씨의 마음 속에 있었기 때문에 나미야씨에게 상담을 받은 사람들은 상담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 The Road Less Traveled> 에서 스캇펙은 정신 치료를 성공적으로 만드는 가장 중요한 요소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우리는 이제 정신 치료를 효과적이고 성공적으로 만드는 그 본질적인 요소를 알게 되었다. 그것은 ‘무조건 적극적인 말을 해주는 것’도 아니고, 신기한 마술적인 말도 아니고 기술도 자세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인간적인 참여요, 투쟁이다. 그것은 치료자가 기꺼이 자신의 몸을 던져 환자의 성장을 도와주기 위해 감정적인 관계에 뛰어 들어, 환자와 자기 자신과 투쟁해 나가고자 하는 의욕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성공적이고 의미 있는 정신 치료의 근본적인 요소는 사랑인 것이다.


- <아직도 가야할 길> (스캇펙 저/신승철, 이종만 공역), p253

상담 전문가든 초보 상담가이든 내담자에 대한 ‘사랑’이 있느냐 없는냐가 성공적인 치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시 말하면 내담자를 ‘사랑’할 수 있는 치료자이냐, 아니냐 그것이 가장 중요한 것입니다.

저는 인턴 상담원 수련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1년 동안 매주 토요일 상담 센터에 나가서 내담자를 만나고, 심리상담을 했습니다. 그 당시 제가 맡은 내담자의 수는 많지 않았습니다. 어떨 때는 하루에 한 명의 내담자를 상담한 적도 있었고, 많아도 하루에 4명을 넘지는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하루, 실제로 상담을 하는 시간은 그다지 길지 않았던거죠. 하지만 그 당시는 정말 주중에 회사에서 일을 할 때도, 지하철을 타고 출퇴근을 할 때에도 제 내담자에 대해 생각뿐이었습니다. 내담자의 상담 내용을 다시 떠올리며 어떻게 하면 상담을 더 잘 진행해서 내담자를 도와줄 수 있을까만 생각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 당시 저는 상담 기술도 부족하고, 심리치료 기법을 능숙하게 사용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제가 상담한 내담자들이 상담을 통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상담이 성공적으로 종결되었습니다. 내담자가 이제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더 이상 상담을 받지 않아도 되겠다고 말할 때 저는 정말 기뻤습니다. 저는 제 내담자들을 사랑했던 것이죠. 인턴 상담원 시절의 경험을 통해 저는 사랑은 그냥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사랑은 의지적 행동입니다. 실제로 사랑을 실천하는 과정을 통해 사랑이 커진다는 것을 체험하였습니다.

상담의 효과는 어디에서 오는가?

<아직도 가야할 길> 에서 스캇펙은 ‘사랑’을 다음과 같이 정의합니다.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북돋아 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

- <아직도 가야할 길> (스캇펙 저/신승철, 이종만 공역), p113

다시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상담의 효과는 어디에서 올까요?

사람은 사람을 통해 변화합니다.
상담의 효과는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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