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세계]/연애심리학'에 해당되는 글 5건

  1. 행복한 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비결
  2. 연애를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차이 (2)
  3. 첫사랑은 왜 꼭 실패할까? (2)
  4. 누구나 한 번 쯤은 나쁜 남자에 빠진다
  5. 당신의 연애가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

행복한 관계를 오래 지속하는 비결

영화 위플래쉬에서 주인공 앤드루는 자주 가는 영화관의 직원 니콜을 짝사랑한다. 어느 날 앤드루는 용기를 내어 니콜에게 데이트 신청을 하고 승낙을 받아낸다. 그 후로 둘은 사귀기 시작한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앤드루는 자신이 먼저 니콜에게 그만 헤어지자고 통보를 한다. 앤드루는 최고의 드럼 연주자가 되기 위해서 드럼 연습에 매진해야 했고, 연애에 시간을 쓰는 것이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 데 방해가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연인 관계가 한 사람의 ’성장 욕구’로 인해 깨진다. 위플래쉬의 앤드루처럼 최고에 집착하는 유별난 사람을 만났을 때만 일어나는 일일까? 그렇지 않다.

‘성장 욕구’의 충족은 관계의 지속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다.

< 출처 : Flickr simonkoležnik >

오래가는 관계의 비밀

사람은 자기 자신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더하고 자신을 확장하며 성장하고 싶은 근원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자기 확장(self-expansion)의 욕구라고 한다.

뉴저지 몬머스(Monmouth) 대학의 아론 박사와 레완도우스키 교수는 자기 확장에 관한 설문 조사를 통해 개인이 지식과 경험을 쌓기 위해서 관계를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연구했다. (The Happy Marriage Is the ‘Me’ Marriage, The New York Times)

‘자기 확장’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한 질문 중 일부

  • 배우자와 함께 하면서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는 일이 얼마나 자주 일어났는가?
  • 배우자와 함께 살면서 당신이 얼마나 더 나은 사람이 되었는가?

    (자기-확장 측정 설문 전체)

연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배우자를 통해 자기 확장을 더 많이 경험할수록 관계에 더 헌신적이고 만족스러워한다.

"만약 당신이 자기 성장을 추구하고 있고, 당신의 배우자에 의해 그것을 이룬다면 이 과정에서 당신의 배우자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됩니다. 그리고 배우자의 자기 확장을 도울 수 있다면, 그것은 본인 자신에게도 매우 즐거운 일이 됩니다"

자기 확장을 경험하는 부부일수록 결혼 생활이 더 오랫동안 행복하게 지속한다. 자기 확장이라는 개념이 본질에서 자기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처럼 들리지만, 자기 확장의 경험이 더욱 강하고 오래가는 관계로 이끌어 준다.

행복한 관계를 오래 지속시키는 비결은 새로운 경험을 함께 나누고 서로가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여기서 '서로' 라는 말이 중요하다. 한 사람만의 성장을 위한 불평등한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나쁜 관계, 좋은 관계

두 사람 중에서 어느 한쪽만 성장하는 관계는 나쁘다. 한 사람의 희생으로 다른 사람이 성장하는 경우는 더 나쁘다. 두 사람이 서로 한사람처럼 융합하여 상대방이 성장하는 것을 막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공유하는 것이 없고 상대방의 성장에 무관심한 관계도 바람직하지 않다.


두 사람 모두 성장(‘자기 확장’)하는 관계가 이상적이다.

이때 두 사람은 자신의 경계를 확장하면서 상대방 역시 자기 확장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준다. 경계가 확장되면서 서로 간의 교집합 영역 또한 동시에 커진다.


이상적인 관계의 조건

2015년 5월 1일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 운영 책임자(COO)의 남편이자 서베이몽키 최고경영자(CEO)인 데이비드 골드버그가 휴가 중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데이비드 골드버그의 사망 소식이 전해지자 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사가 쏟아졌는데, 이를 통해 가정에 헌신적이고 평등한 부부 관계를 지향했던 골드버그의 생전 모습이 알려졌다. (T Times 기사 ‘진정으로 지지하는 커플이 되려면’)

ㅣ출처 : Sheryl Sandberg facebook (http://on.fb.me/1Lemu4X)

하버드대학 출신인 데이비드 골드버그는 한때 야후 부사장으로 재직했고, 2009년 온라인 설문조사 서베이몽키르 옮긴 뒤 회사를 20억 달러 가치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그는 아내의 후광 없이도 이미 그 자신이 성공한 사업가였다. 그렇지만 아내인 샌드버그의 직업적 성공을 위해 자신의 우선순위를 적극적으로 조정했다. 한때 골드버그는 LA에서 샌드버그는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아들이 태어난 이후 그는 아내가 있는 지역으로 가기 위해 직장을 옮겼다. 골드버그는 저녁 시간 전에 퇴근하여 자녀들과 함께 저녁을 먹는 것을 원칙으로 했고, 아이들을 재운 이후에는 가사를 자신이 담당해 아내가 집에서 회사 일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그는 한때 육아를 전담했고 샌드버그는 기저귀 가는 것을 남편에게 배웠을 정도였다. 샌드버그가 직업적으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남편의 이런 지지 덕분이었다.

샌드버그는 둘의 동반관계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결코 늘 50대 50이지는 않았다. 완벽한 평등이란 정의하기 어렵고 지속하기도 어렵다. 그렇지만 우리는 ‘진자’처럼 앞뒤로 오가며 서로 양보하기도 하고, 양보받기도 했다.”

완벽한 평등이 이상적인 관계의 조건이 아니다. 양쪽이 똑같이 성장하는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관계에서 자신이 항상 우위를 차지하지 않겠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관계에서 권력을 독점하지 않고 상대의 성장 욕구 역시 존중하겠다는 ‘의도’가 중요하다.

관계를 지속시키는 힘

현대 사회는 경쟁이 치열하다.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개인은 더 많은 능력을 갖추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런 불안한 환경 속에서 ‘성장’을 위해 ‘관계’를 포기하기도 한다. 자기 자신을 끊임없이 성장시켜 더 경쟁력 있는 존재가 되려 한다.

하지만 사회적, 직업적으로 능력을 키우는 것만이 성장은 아니다. 그러한 외적인 성장만으로는 온전한 성장을 이룰 수 없다. 정신적인 성장이 함께 해야 한다. 진정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쉽게 이룰 수 없는 위대한 성장이다.

<아직도 가야 할 길>에서 스캇펙은 사랑을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정신적 성장을 북돋워 줄 목적으로 자기 자신을 확대해 나가려는 의도’라고 정의했다. 스캇펫의 정의를 따르면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나와 상대방 모두 자기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앞에서 살펴본 ‘행복한 관계를 지속하는 비결’과 일치한다.

관계를 지속시키는 힘은 결국 ‘사랑’이다.
‘나’라는 자아 중심성을 벗어난 이타적인 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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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불공평하다. 특히 연애에 있어서는 더욱 불공평하다. 어떤 친구들은 항상 사귀는 사람이 있고, 헤어졌다가도 금세 또 새롭게 누군가를 만난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어떤 사람은 죽으라 노력을 해도 안 생긴다.

왜 이런 불평등한 상황이 벌어지는 것일까?
연애를 잘 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들의 차이는 도대체 뭘까?

연애를 못하는 사람의 특징

’연애를 잘한다’는 말은 ‘연애를 자주 한다’와 ‘연애 관계를 행복하게 잘 유지한다’의 두 가지 의미로 쓸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의미로 연애를 잘하는 사람이 진짜 연애를 잘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단 연애를 시작해야 유지도 할 것이 아닌가. 연애를 잘 시작하는 법에 관해 이야기해 보자.

연애를 못하는 사람 중에 이런 성격을 가진 분들이 있다.

연애를 못하는 사람의 특징

  1. 감정에 강도에 집착한다.
  2.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
  3. 확신 없이 행동하지 않는다

이런 분들은 상대에게 느끼는 자신의 감정이 진짜 사랑의 감정인지 의심한다. 상대에게 느끼는 감정이 아주 강렬해야 운명의 짝을 만났다고 생각한다. 스스로 감정에 확신을 갖지 못하면 연애 관계로 진입하려 들지 않는다.

상대를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더라도 쉽사리 대쉬를 하지 않는다. 거절에 대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이 들기까지는 먼저 행동하지 않는다.

사랑한다는 고백을 먼저 하지 않는다.
스킨십을 먼저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

상대 역시 자신을 좋아한다는 확신을 얻으려 한다. 다시 말해 거절의 두려움이 없는 안전한 상황이 되는 순간을 기다린다. 그전까지는 관계에 있어 소극적인 자세를 고수한다. 이렇다 보니 만남을 지속하여도 연애로 발전하지 못한다.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이 없어서 상대는 이 사람이 자기를 좋아한다는 것을 짐작조차 못 하는 경우도 생긴다. 자신의 감정에만 지나치게 집중하기 때문에 상대의 감정에는 오히려 둔감하다.

연애를 못하는 사람은 감정의 강도에 집착하지만 ,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거나 상대의 감정을 파악하는 것에는 서툴다.

실험실에서 사랑을 만들다

우리는 흔히 연애에 있어 사랑의 감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랑의 감정이 먼저 생기고, 그 다음에 포옹이나 키스 같은 스킨십, 연인 간의 행동이 뒤따른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고 말한다. 특정한 환경과 행동을 통해 사랑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 스워스모어 대학의 케네스 거겐(Kenneth Gergen)은 재미난 실험 하나를 기획했다. 연인들이 주로 으슥한 곳에서 사랑을 속삭인다는 점에 착안하여 완전히 모르는 남녀를 깜깜한 방에 집어넣었을 때 어떤 일이 생기는지를 관찰하였다.

어둠 속 일탈(Deviance in the dark) 실험


바닥과 벽을 모두 패딩 재질로 덮은 가로세로 각각 3미터의 방에서 네 명의 남자와 네 명의 여자가 한 시간 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도록 함. 다음으로는 실내 조명을 모두 끈 상태에서 또 다른 네 명의 남성과 네 명의 여성이 한 시간 동안 있도록 함.

실험의 결과는 어땠을까? 불이 켜진 상태에서는 피실험자 중 누구도 서로를 만지거나 껴안지 않았으며, 실험 뒤에 있었던 인터뷰에서 30% 정도가 성적인 자극을 느꼈다고 대답했다. 반면, 깜깜한 상태에서는 완전히 다른 일이 벌어졌다. 90% 정도가 서로의 몸을 만졌으며, 50%는 껴안기까지 했다. 또한, 80%가 성적인 자극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심지어 몇몇 사람들은 다른 이성의 얼굴을 쓰다듬거나 키스를 나누기도 했다.

국내에서 크게 흥행한 영화 ‘어바웃 타임(About Time)’에도 비슷한 상황이 나온다. 주인공 팀과 메리가 처음 만나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그들은 조명을 어둡게 해서 서로 얼굴을 알아볼 수 없게 만든 술집에서 처음 만나 대화를 나눴고, 팀은 메리에게 반한다.

이성에게 사랑을 고백할 때는 높은 곳에서 하라는 이야기를 책이나 인터넷 기사에서 읽어본 사람도 있을 것이다. 높은 곳에서는 심장 박동수가 빨라지기 쉽고, 뇌는 두근두근 거리는 심장박동을 사랑에 빠진 것이라고 착각해서 고백 성공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왠지 잘 해보고 싶은 상대가 있나? 어둡거나 높은 곳으로 데려가라!

특정한 환경이 사랑의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에 여러분은 동의하는가?
아직 그럴 기분이 아니라면 실험 하나를 더 살펴보자.

하버드 심리학자 대니얼 웨그너(Daniel Wegner)는 완전히 모르는 두 사람을 마치 연인인 것처럼 서로 장난을 치게 함으로써 서로에 대한 매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실험자들이 대답을 조작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웨그너는 포커 게임에 관한 심리학 실험을 한다고 거짓 설명을 하고 실험을 진행했다.) 웨그너는 사람들을 네 그룹으로 나누었다. 각 그룹은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는 두 명의 남자와 두 명의 여자로 이루어졌다. 다음으로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씩 팀을 이루어 함께 포커를 치도록 했다. 그리고 각 팀을 서로 다른 방으로 불러 게임 규칙을 설명해 주었는데, 두 팀 중 한 팀에게는 암호를 몰래 주고받는 속임수를 알려주었다. 이를테면, 발을 서로 맞닿게 하고 있다가 중요한 순간에 신호를 보내 정보를 주고받도록 했다.

위 실험에서 비밀 암호를 주고받게 한 목적은 두 사람이 연인처럼 장난을 치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웨그너는 포커 게임을 마치고 나서 피실험자들과 인터뷰를 했고, 그 결과는 예상한 그대로였다. 무의식적으로 장난을 친 남녀들이 서로의 매력을 더 높게 평가한 것이다.

오랫동안 수많은 심리학자가 이와 비슷한 다양한 실험들을 수행했다. 어떤 실험에서는 초능력을 테스트한다고 설명하면서 서로의 눈을 응시하도록 했고, 다른 실험에서는 전혀 모르는 사람들끼리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나누도록 했다. 그리고 이러한 다양한 실험들은 모두 특정한 환경과 행동의 조성을 통해 얼마든지 의도적으로 사랑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가정 원칙(As If Principle)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는 1875년 미국 최초로 심리학 강의를 시작한 심리학자이다. 그는 1890년 <심리학의 원리 Principles of Psychology>라는 유명한 책을 쓰기도 했다. 제임스는 감정이란 자기 자신의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경험하게 되는 일종의 결과물이라는 주장을 했다.

"곰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도망가는 것이 아니라, 도망가기 때문에 곰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달려오는 곰을 보고 도망치는 것과 같이 인간은 어떤 자극에 대해 본능적으로 반응을 보이고, 그 순간 우리의 두뇌가 자신의 반응을 관찰함으로써 특정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고 제임스는 설명했다.

제임스의 이론은 여러 심리학자의 실험을 통해 그 타당성이 입증되었다. 현대 심리학은 감정과 행동의 관계를 이차선 도로로 묘사한다.

우리는 행복하여서 웃기도 하지만, 그냥 이유 없이 웃을 때 행복감을 느끼기도 한다. 감정이 행동을 유발하기도 하고, 반대로 행동이 감정을 유발하기도 한다.

만약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특정한 행동이 있다면, 의도적으로 그러한 행동을 함으로써 특정한 감정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제임스의 이러한 이론을 흔히 ’가정 원칙(As If Principle)'이라고 부른다. 기존의 심리학 이론들은 사랑에 빠지면 가슴이 두근거리고 연인의 눈을 애타게 바라보게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가정 원칙은 반대로 이야기한다. 즉, 사랑에 빠진 것처럼 행동하면 사랑의 감정이 불타오르게 된다고 설명한다. 가정 원칙은 감정이 행동을 유발하는 것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감정이 행동을 유발하는 것은 맞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도 제조가 되나요?

유명 심리학 잡지인 <사이콜러지 투데이 Psychology Today>의 초대 편집자였던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앱스타인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실제로 많은 배우가 함께 촬영을 하다가 사랑에 빠진다. 너무나 아름다웠던 배우 아네트 베닝은 영화 벅시를 찍고 워렌 비티와 결혼을 했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는 <미스터 & 미세스 스미스> 영화에서 부부 역할로 같이 출연했다가 연인이 되었다. 배두나는 <클라우드 아틀라스>에서 짐 스터게스와 베드신을 찍었고, 현재 둘은 사귀고 있다. 이들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연인 역할을 연기하면서, 진짜 연인 같은 감정을 느끼게 되었던 것이다.

연애를 잘하는 사람들의 비결은?

연애를 잘하는 사람들은 어떤 상황과 행동이 사랑의 감정을 일으키는지 잘 안다. 그들은 몇 번의 성공 체험을 통해서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을 했을 때 상대에게 어떤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솔로가 되어도 금방 그 상태를 벗어난다.

새로운 상대를 만나면 이전에 효과가 있었던 방법을 다시 사용하며 금방 다시 연애로 진입한다. 스킨십까지 가는 기간도 보통 짧은 편이다. 연인이 된 이후에나 할법한 행동을 만남의 초기 단계에서 시도한다. 그러나 그것이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러워서 거절당하는 확률도 낮다.

어떻게 그렇게 잘 할 수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이전에 여러 번 해보았으니까. 그들은 어떤 행동이 연애로 이끄는지 잘 알고 있다.

연애를 잘하는 사람은 가정 원칙의 초식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고수라고 할 수 있다. 그들은 만남의 초기 단계에 이미 연인인 된 것처럼 행동함으로써 상대에게 연애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두려움 없는 행동이 사랑을 만든다

연애를 못하는 사람들도 가정 원칙을 적용하면 커플이 될 수 있다.

가정 원칙을 이해하고 나면 저 3가지 제약들은 사라지게 된다. 행동이 감정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감정에 과도한 중요성을 매기지 않게 된다. 행동으로 옮기는 데에 감정의 확신 따위는 필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감정 없이 인위적으로 행동하라는 말이 아니다. 행동 없이 상대에게 감정이 차오르기만을 기다리지 말고, 행동으로 먼저 표현하라는 말이다. 감정과 행동 양쪽에 똑같이 중요성을 두자는 것이다.

표현되지 않는 감정은 1인칭이다. 1인칭의 사랑은 전달되지 못한다.
감정이 행동으로 표현되면 2인칭이다. 2인칭의 사랑이 관계를 만든다.
연애는 감정과 행동의 상호작용이다. 행동 없이 감정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자신의 행동이 상대에게 어떤 감정을 만드는지 유심히 관찰해보라.
한 발짝 떨어져서 자신의 행동을 관찰하고, 결과를 피드백해라.
피드백을 통해 자신의 행동을 수정해라. 3인칭의 사랑이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킨다.

연애를 잘하고 싶다면 결과를 예상하지 말고 움직여라.
확신 없이, 마음이 가는 대로, 과감하게 행동에 옮겨라.
거절에 대한 두려움 따위는 잊어라. 두려움 없는 행동이 사랑을 만든다.
이미 연인이 된 것처럼 행동할 때 연애가 시작된다.

# 참고 문헌 <립잇업 Rip It Up>, 리차드 와이즈먼 지음, 박세연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Social LG전자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는 '마인드와칭 연애심리학' 네 번째 글입니다 (원문링크)

마인드와칭 연애심리학

  1. 당신의 연애가 오래가지 못하는 이유
  2. 누구나 한 번 쯤은 나쁜 남자에 빠진다
  3. 첫사랑은 왜 꼭 실패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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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은 이루어지기 어렵다’

이 말에는 대부분 고개를 끄덕입니다. 그런데 제가 ’첫사랑은 꼭 실패한다’라고 말하면 동의하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 이유를 들어보면 자기가 아는 사람 중에 첫사랑과 결혼한 사람이 있다는 겁니다.

네, 맞습니다. 첫사랑의 상대와 결혼에 성공한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실패하지 않는 첫사랑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첫사랑은 반드시 실패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첫사랑은 왜 실패할까?

저는 고등학교 때 가수 이승철 씨의 노래를 참 좋아했습니다. 그 당시 즐겨듣던 노래는 오래도록 제 기억에 남아 있는데, 아직도 가끔 입가에 맴도는 가사가 있습니다.

정말 이상도 하지
깊이 사랑을 하면 꼭 실패해
언제나 준비를 해도
니 앞에 서면 난 실수투성이

이승철 ‘실수투성이’ 中

이 가사를 들으면 첫사랑에 빠진 남자의 모습이 보입니다. 첫사랑에 빠진 남자는 상대 여자가 너무나 아름답고 완벽해 보입니다. 거의 ‘여신’과 같은 위치에 상대를 올려놓죠. 그렇게 상대를 위에 놓고 보다 보니 상대적으로 자신은 초라하게 느껴집니다. 언제나 준비를 해도 실수투성이가 되고 말죠. 이렇게 자신감을 느끼지 못하고 서툴게 다가서다가 첫사랑에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첫사랑에 빠졌을 때 우리는 상대를 ‘완벽한 이성(異性)’으로 여깁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요?

아니마와 아니무스

우리는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가운데 다양한 적응방식을 형성하고 역할을 부여받습니다. 분석심리학의 창시자인 칼 구스타프 융(Carl Gustav Jung, 1865~1961)은 이처럼 자아가 성장하면서 형성하고 소유하게 되는 집단 사회의 행동규범 또는 역할을 외적 인격-페르조나(Persona, 가면)이라고 불렀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가면을 쓰고 살아갑니다.

남성과 여성은 생물학적, 심리적으로 서로 다른 관심과 특성을 나타내고 사회적으로도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하도록 요구됩니다. 남성은 남성의 페르조나, 여성은 여성의 페르조나를 갖고 살아갑니다. 그런데 그렇게 사회적 요구에 맞추어가는 가운데 남성과 여성의 무의식에는 남성과 여성의 페르조나에 대응하는 또 하나의 내적 인격-마음이 만들어집니다. 무의식은 의식에 대해 ‘상보적 관계’를 갖기 때문입니다. 남성의 무의식에는 여성적 인격이, 여성의 무의식에는 남성적 인격이 내적 인격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융은 이렇게 형성된 남성 속의 여성을 아니마(anima), 여성 속의 남성을 아니무스(animus)라고 불렀습니다.

아니마(anima, 무의식적 여성성)
: 남성의 무의식 속에 있는 여성적 요소, 인류의 역사 속에서 남성이 여성에 관해 체험한 모든 심리적 내용을 담고 있다.

아니무스(animus,무의식적 남성성)
: 여성의 무의식 속에 있는 남성적 요소, 인류의 역사 속에서 여성이 남성에 관해 체험한 모든 심리적 내용을 담고 있다.

아니마, 아니무스는 남성과 여성의 의식에서 억압된 것만으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아니마, 아니무스는 개인적 페르소나에 대응되는 개인적 무의식의 내용과 원형적 요소를 포괄하고 있다.

1) 개인적 페르소나에 대응되는 아니마-아니무스의 작용 예)

자신의 외적 인격-페르소나와 반대되는 성격의 이성에 끌리는 경우

  • 매우 활동적이고 외향적인 성격의 남자는 조용하고 여성스러운 여자를 좋아함.
  • 내향적이고 조용한 남자는 반대로 잘 웃고 떠들고 활발한 여자를 좋아함.
  • 여성스러운 남자와 남자 같은 성격의 여자가 연인이 되는 경우

2) 아니마, 아니무스의 원형적 요소 예)

남자는 모두 예쁜 여자를 좋아함 <- 인류의 역사 속에서 남성이 여성에 관해 공통으로 체험한 내용 :)

융은 자기실현을 무의식의 의식화 과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간 정신의 전체적 실현을 위해서는 무의식에 자리 잡은 내적 인격인 아니마-아니무스를 의식화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첫사랑의 메커니즘

자기(Self) 전체를 실현하려는 무의식의 근원적 동기는 외적 인격-페르조나에 부족한 것을 보완하여 전체적 실현을 이루려고 합니다. 그러나 내적 인격인 아니마-아니무스를 의식화하는 것은 매우 어려워서 정식적으로 성숙한 중년 이후에나 가능한 어려운 과제입니다.


(이미지 출처 Flickr 'Nino" Eugene La Pia)

자신 안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없을 때 무의식은 외부에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합니다. 자신이 아닌 외부의 대상, 이성(異性)에게 자신 안의 아니마-아니무스를 투사합니다.

아니마-아니무스는 남녀 관계에서 이상형의 이미지로 작용합니다.

자신의 외적 인격-페르조나에 부족한 것을 가진 사람,
아니마-아니무스가 만든 이상적인 여성-남성의 이미지를 가진 상대를 만나게 되면,
우리는 이상형을 만난 것으로 생각하고 상대에게 강렬하게 끌립니다.

실제로는 상대 여자와 아니마의 투사 이미지가 일치하는 정도가 퍼즐의 한 조각과 같이 극히 일부일지라도, 남자에게는 그 여자가 가장 이상적인 여인, ‘여신(女神)’처럼 보이게 됩니다.

첫눈에 반할 때… 그 남자, 또는 그녀는 자신들의 아니마-아니무스를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즉 자신의 아니마, 아니무스 원형상을 상대방을 통해서 보고 있는 것이다. 그들의 오체를 사로잡는 그 힘이 강력하면 강렬할수록 그것은 무의식의 깊은 곳, 집단적 무의식의 원형상과 연계되어 있다. [1]

이성 간의 사랑에서 강렬한 황홀감을 일으킬 때, 그리고 상대방이 이 세상에 둘도 없는 선녀, 현자 또는 영웅으로 인식될 때, 거기에는 언제나 아니마, 아니무스 원형의 일방적 또는 상호투사가 일어나고 있다. 남성은 그녀에게서 현실적인 여성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무의식에서 투사된 여신상(女神像)을 보고 있는 것이며, 여성은 그에게서 신화에 나오는 영웅상, 성자(聖者)상 같은 것을 보고 있는 것이다. [2]

첫사랑은 아니마-아니무스를 외부의 대상에게 처음 투사하는 경험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사랑에 빠지면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상대를 향한 강한 끌림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상대의 실체 대신 남자는 자기 무의식 속의 아니마 상을, 여자는 자기 무의식 속의 아니무스 상을 보고 있기 때문에, 첫사랑은 시작할 때부터 근본적인 결함을 갖고 있습니다.

첫사랑은 착각이다

첫사랑은 독백과 같습니다. 눈앞의 상대가 하는 말이 들리지 않습니다. 자신이 만든 허상을 앞에 두고 자기 혼자 이야기를 합니다.

실수투성이 노래의 뒷부분을 들어보면, 첫사랑의 이런 ‘독백’적인 특성이 보입니다.

나만 혼자 사랑한 거야
너의 뜻엔 아랑곳없이
사랑했던 이유는 잘 몰라
다만 사랑한 사실만을 알뿐

이승철 ‘실수투성이’ 中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고 하지요. 첫사랑이 실패하기 쉬운 이유는 다른 데 있지 않습니다. 상대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스스로 만든 허상을 보고 있는 자신을 깨닫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사귀는 여성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자기의 무의식의 심혼상(아니마상)을 그녀에게 옮겨 놓고 착각하는 동안은 객체와의 의식된 관계란 없는 것이다. [3]

첫사랑이 실패하는 이유는 상대의 실체를 보지 못하고
아니마-아니마의 투사된 이미지를 상대라고 생각하는 ‘착각’ 때문입니다.

착각은 오래가지 않는다

첫사랑은 ‘착각’이고 그래서 실패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항상 실패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럼, 어떤 경우에 첫사랑이 연애로 이어질까요?

서로 ‘착각’을 하면 됩니다.

서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아니마-아니무스를 투사하고, 자신이 찾던 이상형이라고 '착각'할 때 두 사람은 사랑에 빠지고 연애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착각'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연애의 기간이 길어지면서 두 사람 중 한 명의 마음에서 변화가 생깁니다. 자신이 투사한 아니마-아니무스의 이미지와 맞지 않는 부분을 상대에게서 발견하기 시작합니다. 상대에게서 왠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는 점들이 하나씩 늘어납니다. 그러다가 결국 상대가 자신이 생각했던 이상적인 남자, 여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시점이 오고야 맙니다.

'착각'에서 벗어나면서 뜨거웠던 사랑의 감정은 식어버립니다. 어떤 경우에는 분노의 감정에 휩싸이고 상대를 비난하기도 합니다. 이상형을 찾는 데 실패한 것의 책임을 상대방에게 돌리는 것입니다. 정작 책임을 물어야 할 사람은 상대의 실체를 사랑하지 못한 본인인데 말이죠.

영화 '봄날은 간다'에 명대사가 있었죠.

"사랑이 어떻게 변하니"

사랑이 변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이 사랑이 아니었던 거죠. 아니마-아니무스의 투사에 의한 끌림을 사랑이라고 '착각'했던 것뿐입니다. 그리고 '착각'에서 벗어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 뒤따랐을 뿐입니다.

착각에 머무르는 것은 위험하다

첫사랑과 결혼한 부부야말로 문제가 가장 심각합니다.

결혼할 때까지도 아니마-아니무스의 투사에서 벗어나지 못한 거죠. 연예인 중에 공개 연애를 떠들썩하게 하고, 죽자사자 좋아해서 서둘러 결혼한 부부가 막상 결혼하고 나서 금방 이혼을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습니다. 한눈에 반해서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푹 빠진다는 것은 그만큼 아니마-아니무스의 투사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고, 투사가 벗겨지고 상대의 실체를 알게 되었을 때 뒤따르는 후유증은 더 커집니다.

그런데 간혹 첫사랑과 결혼하여 오랜 기간 잘 사는 부부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문제의 양상이 다릅니다.

남편의 무의식에 얌전하고 순종적이며 헌신적인 여성상이 아니마로 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남편은 그것을 자기도 모르게 아내에게 투사합니다. 그리고 아내는 남편이 투사한 이미지에 맞춰서 행동합니다. 이렇게 부부 중에서 한쪽이 자신의 아니마-아니무스를 배우자에게 투사하고 그것에 맞춰서 행동하기를 무의식적으로 상대에게 요구할 때, 상대방이 거기에 맞춰서 행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부부의 경우에는 겉으로 보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이런 관계룰 한결같이 지속하기는 힘듭니다. 아내는 남편이 자기에게 투사하고 있는 아니마 상에 맞추는 것이 점점 더 힘들어집니다. 자기 인생을 사는 것 같지 않다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이 되면 아내는 더 이상은 남편이 바라는 대로 맞춰줄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부부 관계에 위기가 찾아옵니다.

첫사랑이 실패하는 3가지의 경우를 살펴보았습니다. 상대의 실체가 아닌, 자신이 투사한 이미지를 보고 시작하는 ‘첫사랑’은 때에 따라 과정은 다르더라도 결국에는 실패로 끝납니다.

실패하지 않는 첫사랑은 없습니다.

하지만 실패한다고 해서 첫사랑이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첫사랑의 실패를 통해서 배우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의 실패에서 배우는 것

아니마-아니무스의 투사 자체가 나쁜 것이 아닙니다.

아니마-아니무스의 투사는 메신저 역할을 합니다. 연인이나 배우자는 나의 문제를 비춰주는 거울이 됩니다. 연인-배우자가 가진 특성, 내가 상대에게 원하는 것을 통해 나의 외적 인격-페르조나에 결핍된 것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연인, 배우자는 나를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게끔 이끄는 고마운 존재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나에게 부족한 측면을 자신을 스스로 변화시킴으로써 해결하려 하지 않고, 상대를 통해 보완하려는 시도입니다. 자신의 이상형에 딱 맞는 더 나은 사람을 계속해서 찾으려 하거나,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에 맞추어 상대를 바꾸려는 시도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첫사랑이 실패하면서 눈 앞을 가리고 있던 아니마-아니무스의 허상도 사라집니다. 그 결과 상대의 실체를 볼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됩니다. 사랑의 실패가 오히려 진정한 인간 관계를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입니다.

첫사랑과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서 결혼한 부부나 첫사랑과 결혼 후에 위기를 경험했지만, 다시 관계를 회복시키는 분들은 첫사랑이 끝난 후에 오히려 상대의 실체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사랑할 수 있게 된 분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 실패를 통해서 사랑이란 내가 원해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상대가 받아들여야 함을 알게 된다. 또한, 사랑이란 내 욕심을 채우고 상대를 자기의 이상상에 맞추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존중하는 것, 다시 말해 ‘나’의 자아중심성의 희생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랑이 성공하면 이러한 측면을 보지 못한다. [4]

자신이 상대방의 이상형에 딱 맞는 사람이어서 첫사랑에 빠진 분 계신가요? 상대가 내가 바라는 이상형이라고 느껴져서 첫사랑에 빠지셨죠. 첫사랑은 ‘나’라는 자아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자아중심적인 행동입니다.

진정한 사랑은 ‘나’라는 자아중심성을 벗어날 때 시작됩니다.

첫사랑의 실패는 자아중심적인 사랑에서 벗어나 이타적인 사랑을 배울 기회를 안겨줍니다. 그러나 이 기회를 모두 잡는 것은 아닙니다. 사랑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는 사람은 그 이후에도 계속 자신의 이상형에 맞는 사람을 찾고, 만났다가 실망하고 헤어지고, 다시 또 찾아 헤매는 과정을 반복합니다. 사랑의 실패에서 배우지 못하고 첫사랑을 계속 반복하는 것입니다.

혹시 지금도 희미한 첫사랑의 기억을 좇고 있지는 않나요?
아련한 첫사랑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때 새로운 사랑을 온전히 바라볼 수 있습니다.
비로소 상대에게서 내 안의 또 다른 나를 찾는 일을 그만둘 수 있으니까요.

인용문 출처

[1] <아니마와 아니무스> p197, 이부영, 한길사
[2] 분석심리학 강의 Ch.5 내적 인격-아니마(Anima)와 아니무스(Animus), 김윤주
[3] <아니마와 아니무스> p51, 이부영, 한길사
[4] <아니마와 아니무스> p199, 이부영, 한길사

Social LG전자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는 '마인드와칭 연애심리학' 세 번째 글입니다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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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좋은 오빠’ 보다는 ‘나쁜 남자’ 스타일이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다고 합니다. <나쁜 남자 지침서>, <여자는 왜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가>와 같은 책들이 팔리고, 인터넷 상에서 인기 있는 연애스킬 코칭 블로그에서는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여자심리를 말하고, 나쁜 남자의 스타일을 분석하여 ’나쁜 남자’ 되는 법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나쁜 남자는 모두 잘 생겼다?

나쁜 남자’에 대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나쁜 남자’를 이렇게 정의한 곳이 있네요.

나쁜 남자 = 까칠하지만 나를 좋아해주는 돈 많거나 미남인 남자

(출처 : 엔하위키 미러 ‘나쁜 남자’)

왜 나쁜 남자에게 끌리는 걸까요?

나쁜 남자가 드라마 속의 남자 주인공처럼 다 잘생겨서 일까요?

주변의 여자분들에게 들어보면 잘 생기지 않았어도 나쁜 남자 스타일로 인기 있는 분들이 있습니다. 나쁜 남자의 세련된 스타일과 자신감을 인기의 요소로 말하는 블로그 글도 있더군요. 물론, 출중한 외모, 재력, 세련된 스타일을 가졌다면 여자들에게 인기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그런 특성 만으로 여자들이 ‘나쁜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걸까요?

’나쁜 남자’는 고유한 행동 패턴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행동 패턴이 상대로 하여금 쉽게 벗어나지 못하게 만들죠.
‘나쁜 남자’에 빠지는 현상에는 심리학의 원리가 숨어 있습니다.

(이 글은 여자분들만을 위한 것은 아닙니다. 남자분들은 ‘나쁜 남자’를 ‘나쁜 여자’로 바꾸어 읽어주세요. )

사람을 움직이게 만드는 ‘강화'

먼저 문제 하나를 풀어보겠습니다.

정답 바로 찾으셨나요? 그렇다면 “당신은 RPG 게임 좀 해보셨군요!” :)

위 문제에서 플레이어는 몬스터를 사냥하면 아이템을 얻습니다. 플레이어는 아이템이라는 보상으로 인해 몬스터를 사냥하는 행동을 더 자주하게 되죠. 학습이론에서 이러한 현상을 ‘강화(Reinforcement)라고 말합니다.

강화(Reinforcement) : 결과에 기인한 행동 강도의 증가

이 때 행동을 증가시키게 만드는 결과물, 즉 보상을 강화물이라고 부릅니다. 위 문제에서는 ‘아이템’이 강화물인거죠.

만약 몬스터를 때려잡을 때마다 아이템을 준다면, 이를 연속 강화라고 합니다. 연속 강화는 어떤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모든 행동에 강화를 주는 경우는 흔치 않고, 정해진 규칙에 따라 간헐적으로 강화를 해주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실제 우리가 하는 게임에서도 몬스터를 잡을 때마나 아이템을 주지는 않죠. 위 문제에서 처럼 보통 어떤 규칙에 따라서 아이템이 나오게 되는데 이와 같이 강화가 주어지는 방식을 강화계획이라고 부릅니다.

  • 고정간격 계획 (FI : Fixed Interval schedule) : 정해진 기간이 지난 후 처음으로 일어나는 학습된 행동에 대해 강화가 주어짐. 예) 시험공부(중간고사)
  • 변동간격 계획 (VI : Variavle Interval schedule) : 강화를 받지 못하는 시간 간격의 길이가 어떤 평균을 중심으로 변화함. 예) 쪽지시험
  • 고정비율 계획 (FR : Fixed Ratio schedule) : 반응이 정해진 수만큼 일어난 뒤에 강화가 주어짐. 예) 삯일
  • 변동비율 계획 (VR : Variable Ratio schedule) 고정된 개수의 반응 뒤에 강화를 하는 대신에, 요구되는 반응의 개수를 어떤 평균을 중심으로 변화시킴. 예)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영업사원, 카지노 도박

특정 행동을 높은 빈도로 하게 만들려면, 어떤 강화계획이 가장 효과적일까요?

‘몬스터 때려잡기’ 문제에서 정해진 시간동안 플레이어로 하여금 가장 많은 몬스터를 사냥하게 만드는 조건은 4)번입니다.

강화계획 별로 정해진 기간에 일어나는 반응(행동)의 수는 일반적으로 아래와 같은 순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1]

FI(고정간격) < VI(변동간격) < FR(고정비율) < VR(변동비율)

출처 : An Introduction to Operant (Instrumental) Conditioning

강화를 통해 원하는 반응을 가장 많이 얻어내기 위해서는 변동비율 계획(VR)을 써야하는 거죠. 게임 제작자는 플레이어가 게임 속에서 열심히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활발하게 플레이를 하기 원합니다. 실제로 게임 내에서의 아이템 드랍은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변동비율 계획을 따릅니다.

실생활에서 볼 수 있는 변동비율 계획의 대표적인 사례는 수수료를 받고 일하는 영업사원이 있습니다. 영업사원은 물건을 하나 팔 때마다 수수료를 받지만 무언가를 팔려는 노력이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닙니다. 강화물인 수수료를 받기 위해 필요한 영업 활동의 횟수는 매번 바뀝니다. 변동비율 계획을 따르는거죠. 그런데 영업사원에게 고정된 월급을 준다고 해봅시다. 물건을 얼마나 많이 파느냐에 상관없이 정해진 날자에 동일한 액수의 월급을 받는다면 영업사원이 영업활동에 들이는 노력은 크게 줄어들 것입니다. 회사는 영업사원에게 열심히 영업활동을 시키기 위해 수수료를 주는 변동비율 계획을 쓰는 것입니다.

변동비율 계획을 따르는 또 다른 예는 카지노 도박입니다. 슬롯머신과 같은 카지노 도박은 한 번 돈을 따기 위해 필요한 도박 행위의 횟수가 계속 바뀝니다. 한 번에 돈을 딸 수도 있지만, 수십 번을 해도 못 딸 수도 있죠. 카지노 도박은 변동비율 계획에 따라 고객이 돈을 따는 타이밍을 예측할 수 없게 만들고, 고객은 자신은 운이 좋을 거라는 희망을 갖고 도박 행위에 빠지게 됩니다.

연애는 ‘강화’의 연쇄 작용

연애에 있어서도 ‘강화’는 매우 중요합니다. 연애 초기 남자는 여자에게 다정하게 대해주고, 밥이나 술을 사주기도 하고, 선물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했을 때 여자가 웃으면서 좋아하거나 애정 표현을 한다면, 여자의 행동이 남자에게 강화물로 작용합니다. 남자는 그 여자를 위한 행동을 더 자주 하게 됩니다. 그리고 여자가 남자에게 애정 표현을 했을 때, 남자가 기뻐하고 계속 잘해주면 그것이 다시 여자에게 강화물로 작용하게 됩니다. 연애란 남녀 서로가 상대방이 자신에게 해주는 행동에 대해 애정어린 반응으로 강화를 해주는 관계입니다.

스윙댄스 동호회와 같이 여자가 많은 환경에서 인기가 높은 여자들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춤출 때 파트너가 된 남자에게 잘 웃어주고, 재밌었다고 얘기해주죠. 파트너가 되어 준 것에 대해 고마움을 잘 표현합니다. 파트너 남자에게 강화를 시켜주는 거죠. 이런 여자분들이 금방 커플이 됩니다.

연애를 잘 하는 사람이란 상대의 행동에 적절한 리액션으로 강화를 잘 시켜주는 사람입니다.

'좋은 오빠' VS '나쁜 남자'

여자들에게 무작정 잘해주는 ‘좋은 오빠’는 왜 연애 상대로 매력이 없을까요?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이 나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면 나는 ‘강화’를 받고, 그 사람을 위한 행동을 더 자주 하게 됩니다. 그런데 ‘좋은 오빠’들은 내가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는데 자기가 알아서 그냥 막 잘해주는 겁니다. 그냥 놔둬도 알아서 잘해주는데, 내가 굳이 그 사람에게 뭔가를 해줄 필요가 없습니다. 게임을 하는데 아이템이 그냥 막 떨어진다고 생각을 해보세요. 힘들게 몬스터를 잡을 필요가 있을까요? 오히려 게임 자체가 재미가 없게 됩니다.

’좋은 오빠’는 상대의 행동과 관계없이 보상을 먼저 주기 떼문에 ‘강화’를 일으키지 못합니다. 상대가 빠져들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지 않는 거죠.

그러면 ‘나쁜 남자’는 어떻게 다를까요? 나쁜 남자들은 보통의 남자들과 달리 여자에게 먼저 친절하게 대하지 않습니다. 반대로 여자들이 자신에게 뭔가를 해줘야 가끔씩 친절하게 대해줍니다. 그런데 그 빈도가 완전 랜덤하죠. 여자에게 잘해줄 때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완전 자기 멋대로입니다.

‘나쁜 남자’는 변동비율 계획에 따라 여자에게 강화를 해줍니다.

변동비율 계획의 사례로 카지노 도박이 있다고 앞에서 말씀드렸죠. 나쁜 남자는 마치 카지노의 슬로머신과 같은 방식을 씁니다. 나쁜 남자는 관계 초기에 여자의 행동에 대해 강화를 주는 빈도를 높게 가져갑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 수록 조금씩 강화를 주는 비율을 낮추죠. 이제 여자가 나쁜 남자와의 관계에서 보상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합니다. 관계가 점점 더 고통스럽게 되죠. 하지만 여자는 만남 초기에 남자가 높은 빈도로 자신에게 잘 해 주었던 기억을 떠올리며, 자신이 좀 더 노력하면 다시 옛날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여자는 내가 그 남자에게 잘해주는 만큼 어떤 보상(애정 표현, 연애의 진전 등)이 오기를 기대하지만 나쁜 남자는 그렇게 반응해 주지 않죠. 여자 입장에서는 내가 얼만큼 잘해야 보상을 올지 모르기 때문에 상대에게 더 열중하게 됩니다.

나쁜 남자는 카지노 노박장의 슬롯머신과 같습니다.

불규칙적이고 낮은 확률의 보상을 통해 관계에서 자신이 항상 더 이득을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행동을 상대가 계속 하게끔 만듭니다.

나쁜 남자에 빠지는 이유

카지노에 가서 도박을 한다고 모든 사람이 도박에 중독되지는 않습니다. 그런데 도박에 중독된 사람들을 연구한 결과,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었다고 합니다. [2]

  • 대박(잭팟)이 있었거나 '거의 성공'(슬롯이 거의 일치할 듯 하다가 마지막 순간에 실패로 배열되는 경우)을 더 많이 경험
  • 도박 외에 다른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는 대안적 강화물이 없었을 경우

카지노 회사들은 거의 성공’을 더 많이 경험할 수록 도박에 빠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잘 알고 있고, 이런 이유에서 지난 수십 년 동안 슬롯머신은 '거의 성공'의 확률을 꾸준히 높이는 방식으로 재프로그래밍 되었습니다. [3]

나쁜 남자도 같은 전략을 구사합니다. 이제 거의 사귀는 사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을 상대에게 자주 안겨줍니다. 하지만 그런후에 리셋버튼을 누른 것처럼 관계를 다시 초기상태로 만들어 버리죠.

매우 잘생긴 남자가 먼저 사귀자고 한다던지(대박), 별다른 노력을 안 했는데 멋진 남자와 사귈 뻔 한 일을 경험하게 되면(거의 성공), 나중에 그 사람이 처음과 달리 자신에게 잘해주지 않아도 벗어나기 힘들게 됩니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내 사람이 될 것 같기 때문이죠.

나쁜 남자에 빠져서 헤어나기 힘든 이유는 ‘희망 고문’을 하기 때문입니다.

나쁜 남자에 잘 빠지는 사람이 따로 있다기 보다는 나쁜 남자를 만났을 때 초기 경험을 어떻게 했느냐에 따라 나쁜 남자에 빠질 수 있는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누구나 나쁜 남자, 나쁜 여자에 걸려들 수 있습니다. 자신은 그렇지 않다고 너무 자신만만해 하지 마세요. :)

나쁜 남자를 피하는 ‘선구안’을 키워라

‘나쁜 남자’가 긍정적 이미지를 갖게 된 데에는 현빈과 같은 드라마속 주인공의 영향이 큽니다. 그런데 드라마는 현실과는 다르다는거 모두 아시잖아요.

나쁜 남자는 예측할 수 없는 행동(변동비율 강화계획)과 희망 고문(거의 성공)을 통해 상대를 꼼짝 못하게 하면서, 관계에서 항상 자신이 더 이득을 취합니다.

나쁜 남자는 도박과 같습니다.
노력하면 잘 될 수 있다는 부질없는 희망을 버리세요.

바람직한 인간 관계는 서로의 행동에 일관성있게 반응해주는 신뢰 관계에서 형성됩니다. 내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그 사람은 이렇게 반응해 줄 것이다라는 예측이 어느 정도 맞을 때 그 사람을 믿고 만날 수 있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보면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부하직원들을 꼼짝 못하게 하는 상사들이 있습니다. 당장은 자신이 원하는대로 사람을 움직이게 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은 신뢰를 잃고 말 것입니다.

나쁜 남자, 누구나 한 번 쯤은 빠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계속해서 나쁜 남자를 만난다면 그건 당신에게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나쁜 남자에 빠지는 것은 도박 중독과 같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는 것이죠. 결코 이길 수 없는 게임입니다. 나쁜 남자를 한 번 경험했다면, 그 다음엔 피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쁜 남자라는 나쁜 공을 골라 내어 피할 수 있는 선구안을 키우시길 바랍니다.

[1]<학습과 행동> p222, Paul Chance 지음, 김문수 박소현 옮김, 시그마프레스

[2] <학습과 행동> p314, Paul Chance 지음, 김문수 박소현 옮김, 시그마프레스

[3] <습관의 힘> p364, 찰스 두히그 지음, 강주헌 옮김, 갤리온

Social LG전자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는 '마인드와칭 연애심리학' 두 번째 글입니다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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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은 2008년 1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페이스북 상에서 교제를 시작한 미국의 커플들을 조사해 연애관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했습니다. [1]

페이스북이 공개한 분석 결과를 보면 3개월 동안 연애를 지속한 커플은 전체 중 절반입니다. 연애가 지속된 관계로 발전하느냐의 갈림길이 3개월이라는 것이죠. 새롭게 연애를 시작한 커플이 3개월을 채 못 넘기고 헤어지는 원인은 뭘까요?

이별의 가장 흔한 이유, 성격차이

연인들이 헤어질 때 그 이유로 꼽는 것 중 가장 흔한 것이 성격차이 입니다. 화제를 불러 일으키며 사귄 연예인 커플이 몇 개월 가지 않아 헤어졌다는 기사를 보면 ‘성격차이로 인한 이별’이라는 말이 빠지지 않고 등장하죠.

정말 성격차이가 그들을 헤어지게 만든 것 일까요? 연애를 할 때 성격차이는 정말 헤어지게 만들 만큼 큰 문제가 되는 걸까요?

연애 초기에는 성격차이가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습니다. 흔한 말로 눈에 콩깍지가 씌어 있는 동안은 서로의 성격차이가 눈에 들어오지 않지요. 그러다 연애 기간이 길어지면 서서히 상대방의 성격과 행동에서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발견되고, 상대의 단점이 심각하게 다가오지요.

얼핏 생각해 보면 성격이 서로 비슷한 게 취향도 비슷하고 서로의 행동을 이해하기 쉬울 테니 사귀는 과정에 갈등이 적을 것 같습니다. 성격이 다르면 그만큼 서로 싸우기도 많이 하고 헤어질 확률도 높아지겠죠. 그런데 실제로 주변을 보면 서로 성격이 완전히 다르지만 잘 사귀고 있는 커플들도 꽤 보이죠. 이러다 보니 주변 사람들의 말만 들어서는 성격차이가 정말 연애의 장애물로 이별의 주요 원인인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결혼한 커플들의 성격 유사성에 대한 연구

연인들의 성격차이가 클 때 헤어질 확률이 더 높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이러한 가정이 맞다면 반대로 결혼까지 간 커플들은 서로 성격이 비슷해야겠지요?

결혼한 커플들의 성격 유사성에 대한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MBTI 성격유형검사를 개발한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가 쓴 “성격의 재발견” 책을 보면 미국에서 실제 결혼한 커플 375쌍을 대상으로 MBTI 성격유형 검사를 실시한 결과가 나와 있습니다. [2]

MBTI 성격유형 검사는 4가지 척도로 성격을 분류합니다.

E(외향적)-I(내향적), S(감각적)-N(직관적), T(사고적)-F(감정적), J(판단, 계획적)-P(인식, 유연적)중 각 개인의 선호지표를 알파벳으로 표시합니다. (예 : ISTJ)

그러므로 MBTI의 성격유형은 16가지 유형으로 구분됩니다.

4가지 선호 모두에서 비슷함을 보인 커플의 비율                 9%
3가지 선호에서 비슷함을 보인 커플의 비율                       35%
2가지 선호에서 비슷함을 보인 커플의 비율                       33%
1가지 선호에서 비슷함을 보인 커플의 비율                       19%
4가지 선호 모두에서 비슷함을 보이지 않은 커플의 비율        4%

위 결과를 보면 MBTI 성격유형의 척도가 2가지, 3가지 일치하는 커플의 비율이 각각 33%, 35%로 높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1가지만 일치하거나 모두 일치하지 않는 커플의 비율은 상대적으로 낮지요. 이 결과를 보면 남녀의 성격차이가 클 경우 결혼을 할 확률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혼한 후는 어떨까요. 결혼한 지 3년 이상이며 55세 이하인 서울 및 경기지역의 부부 211쌍을 대상으로 MBTI 성격유형과 부부간 의사소통 및 결혼만족도를 조사하여 상관관계를 분석한 논문이 있습니다. [3]

논문의 연구 결과를 보면 부부간 성격유형의 동일 및 일치가 의사소통과 결혼만족도와 정적인 관련이 있음을 입증하였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MBTI 성격유형이 유사한 부부들이 유사하지 않은 부부들에 비해 의사소통이 더 원활하고 결혼만족도가 더 높았다는 의미입니다.

또 한 가지 재미난 사실이 더 있는데요. 정신과 의사들과 결혼 상담원들에게 자신들이 만난 결혼한 부부들의 성격 유사성에 대해 물었더니, 그분들은 성격유형이 너무나 다른 커플들을 더 많이 만난다고 말한다는 것입니다. 이 사실은 성격 유형이 다를 때 부부간의 갈등이 더 많이 생기고 정신과 의사나 결혼 상담원을 더 많이 찾아가게 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일반적으로 연애와 결혼은 성격이 비슷한 사람과 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성격이 비슷하면 문제가 없을까?

저와 아내는 MBTI 유형이 INTJ, INTP로 MBTI의 척도 중 3가지가 일치합니다. 마이어스 브릭스(Myers Briggs)의 연구 결과에서 결혼 커플 중 35%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했던 분류에 속합니다. 서로 성격이 많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겠죠.

그런데 MBTI 성격 유형에서 J, P 하나만 다른데도 실제 결혼 생활을 하다 보면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자주 생깁니다. J(판단, 계획적) 성격인 저는 항상 미리 계획을 세우고 뭘 하는 것을 좋아하고, 약속이 있으면 미리 준비해서 여유 있게 약속 장소에 나가려고 합니다. 그런데 P(인식, 유연적)유형인 아내는 항상 때가 임박해서야 준비를 시작하고, 그러다 보니 시간 약속에 늦게 가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됩니다. 핸드폰을 안 가지고 나오든지 뭘 빠뜨리고 나오는 경우도 많습니다. 약속 시각에 늦는 것을 싫어하는 저는 미리미리 준비를 하지 않는 아내가 참 이해가 되지 않고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이런 식으로 일상생활에서 서로 이해가 되지 않는 행동들이 참 많았습니다.

성격이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한 경우에도, 막상 살아보면 이런 식으로 서로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생깁니다. 성격이 완전히 똑같으면 문제가 없을까요? MBTI 의 4가지 척도가 일치하는 사람을 만나는 것은 힘들겠지만, 그렇게 만나더라도 똑같은 상황이 벌어집니다. MBTI의 4가지 척도에는 점수가 있는데, 그 성향을 얼마나 많이 가지고 있느냐를 나타냅니다. 성격 분류 유형이 같을 수는 있어도 그 성향을 얼마나 가지고 있느냐는 사람마다 다르니까요. 똑같은 J 유형이 만나도 좀 더 강한 J 성향의 사람에게는 상대방은 P 유형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남녀의 관계에서 성격 차이는 항상 존재하고, 성격차이로 인한 문제는 피할 수 없습니다.

칼 융이 심리유형론에서 말하고 싶었던 것

MBTI 성격유형 검사는 칼 융의 심리유형론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최근에 MBTI 검사가 성격 유형에 따른 강점/약점 파악, 성격에 맞는 직업을 찾는 등의 진로 탐색의 목적으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만, 애초에 심리유형론에서 칼 융이 강조했던 것은 그런 쪽이 아니었습니다.

융은 프로이트와의 갈등 경험 후에 인간의 성격특성을 이해하기 위해 20여 년간 연구하게 된다. 이로 인해 나온 이론이 “심리유형론(MBTI검사의 토대가 되는 이론)” 이다. 심리유형론의 요지는 “인간의 고통과 갈등은 ‘서로 같다’ 또는 ‘서로 같아야 한다’는 기대에서 비롯된다” 는 점이다. 융의 심리유형론 연구에 따르면 서로 다른 유형이 존재하며, 이런 서로간의 차이를 인정할 때 비로소 진정한 만남 이 가능하다고 보았다.

<융의 생애와 분석심리학 이론, 김윤주>에서 인용

융은 심리유형론에서 모든 인간 관계의 갈등이 ‘서로 같아야 한다’는 기대에서 비롯된다고 말했습니다. 성격 차이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상대가 나의 기준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기대가 문제라는 것이죠.

연애와 결혼에서 성격차이 자체가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닙니다.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상대를 인정하지 못하는 것이 진짜 문제입니다.

문제는 바로 당신 ‘자신’이다

당신의 연애가 오래가지 못하는 것은 상대 때문이 아니라 바로 ‘당신’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랑에 자주 실패하는 이유는 스스로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도 제대로 모르면서, 막연히 ‘필’이 통하는 사람을 찾는다면서 불확실한 우연에 의존하기 때문입니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과연 나는 나와 다른 성격의 사람을 포용할 수 있는 사람인가?

아무리 비슷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더라도, 결국에는 작은 성격차이가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 성격에 딱 맞는 상대를 찾아 헤매는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습니다.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상대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관계를 지속시키는 비결입니다.

연애가 오래가지 못하는 당신을 위한  4가지 조언 

1. 비슷한 성격의 사람과 만나라. 단, 그 전에 자신의 성격부터 파악하라.

MBTI 성격 유사성과 결혼과의 연구 결과를 보면, 일반적으로 비슷한 성격을 가질 때 좀 더 서로를 이해하기 쉽고, 관계가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다만, 나와 비슷한 성격의 사람인지 알려면 먼저 내가 어떤 성격인지 알아야겠죠. ‘나’자신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 성공적인 연애의 시작입니다. MBTI 나 에니어그램 등의 성격유형에 관한 책을 찾아 읽어보시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2. 성격이 정반대인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먼저 나의 ‘깜냥’을 확인한다.

성격 차이가 큰 사람과 연애를 하지 못하란 법은 없습니다. 다만, 내가 그런 사람과 잘 지낼 수 있는 성격의 소유자인지가 중요한 거죠. 평소에 나와 반대되는 성격을 가진 동성 친구나 회사 동료와 잘 지낼 수 있는지 스스로를 체크해 보세요.

3.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상대를 인정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한다.

아무리 비슷한 성격의 사람을 만나도 그 사람이 나의 기대대로 하기만을 바란다면 작은 성격차이도 갈등을 일으킵니다. 나와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을 좀 더 포용할 수 있는 성품을 키우세요. 내가 갖지 않은 것, 나와 다른 것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 될 때 연애를 포함한 모든 인간관계가 더욱 성숙하고 깊어질 것입니다.

4. ‘난 원래 그래’ 라는 말을 달고 다니는 사람과는 만나지 마라.

상대를 있는 그래도 받아들인다고 해서 관계에서 생기는 문제를 그냥 방치하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서로가 다른 성장환경, 성격을 가진 존재임을 인정하고 맞춰 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이냐가 중요합니다. 자신이 잘못했을 때 먼저 사과할 수 있는 사람, 갈등 상황에서 먼저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을 만나세요.

참고 문헌
[1] Flings or Lifetimes? The Duration of Facebook Relationships
[2] 성격의 재발견 : 마이어스 브릭스(Myers-Briggs) 성격유형 탐구
이사벨 브릭스 마이어스 저/정명진 역 | 부글북스 | 원제 : Gifts Differing: Understanding Personality Type
[3] 부부의 MBTI 성격유형의 유사성과 의사소통 및 결혼만족도의 관계, 이선희, 학위논문(석사)– 가톨릭대학교 심리상담대학원: 상담학과 2000. 8

** Social LG전자 블로그에 연재하고 있는 '마인드와칭 연애심리학' 첫 번째 글입니다  (원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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