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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140

‘아니요'라고 말했어야 했다. 이전 직장에서 있었던 일이다. 하던 프로젝트가 종료되고 잠시동안 맡은 프로젝트가 없던 때였다. 그 당시 상사의 머릿속에 새롭게 꽂힌 아이템이 있었는데 어느날 나를 부르더니 그 아이템을 맡아서 해보지 않겠냐는 거다. 그 아이템에 대해 나는 전혀 경험이 없었고, 상사가 생각하는 프로젝트의 목표도 구체적이지 않고 두루뭉실했다. 완전 초기 탐색적 성격의 프로젝트였다. 내가 잘 할 수 있는 아이템이 아니었다. 그런데 그 때 나는 거절하지 못했다. 프로젝트를 맡아 몇 개월을 어렵게 어렵게 진행했지만 혼자서 경험도 없던 분야의 탐색 프로젝트를 잘 할 수는 없었다. 몇 개월 뒤 진행 상황을 보고하자 상사는 크게 실망했고 프로젝트는 드랍되었다. 그해 고과 평가도 좋지 않았다. 그 때 나는 ‘아니요'라고 말했어야 했다. .. 2022. 2. 22.
불안한 나에게 필요한 책을 주문했다 요즘 의욕 저하에 불안한 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서 나의 특기인 ‘책에 의존하기'를 하려고 책을 주문했다. 제목이 이다. 책을 펼치자 프롤로그의 제목부터 나를 위한 책인 걸 알게 해준다. ‘열심히 살아도 당신이 계속 불안한 이유’ 지금의 나에게 도움이 될 책일 것 같다. 오늘 읽은 부분에서 밑줄 친 문장을 옮겨 본다. 좋다. 일단 빨리 성공하기 위해, 좀 더 행복해지기 위해, 지금 당장 열심히 변화하고 성장해야 한다고 치자. 그런데, 대체 이 달리기 경주의 결승점은 어디인가? 이 책은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오늘날 우리 사회가 뿌리를 내리는 삶, 곧 안정적인 삶을 살기가 어려워졌다는 전제에 기반을 둔다. 가속화 문화에서는 우리는 더 많이, 더 잘해야 하고, 더 오래 해야 한다. 일의 내용이나 의미는 .. 2022. 2. 21.
내 글쓰기의 성장 단계 엊그제 페이스북에 회사 일을 하며 겪은 힘든 점을 글로 써서 올렸다. 댓글 22개에 공유 4회, 내가 지금까지 쓴 글 중 인기 있었던 글에 비하면 공유 횟수도 적고 반응이 대단한 건 아니었다. 하지만 이 글에 대한 반응을 보면서 내 글쓰기가 한 단계 성장한 걸 느꼈다. 페친 분들의 걱정어린 조언과 응원의 댓글, 힘내요 이모티콘을 보면서 내 마음이 전달되고 공감받았다고 느꼈다. 책 속 ‘그를 위함으로써 나를 위하는’ 글을 보면 정지우 작가가 본인의 글쓰기가 발전한 단계를 이렇게 말한다. 나 자신을 위해, 내 내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 → 우리 (아내, 아이, 부모님)을 위한 글 → 타자를 위한 글 글쓰기가 타자를 향할 수록 ‘감사하다’는 말을 듣는 경우가 늘었다고 한다. 글의 마지막에 작가는 이렇게 .. 2022. 2. 17.
통제하려는 욕망을 통해서는 통제감을 가질 수 없다 회사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꿈 속에서 회사 일 걱정을 하다 잠이 깨기도 하고 집에 있다가 한숨이 나온다. 일정을 꼭 지켜야 하는 프로젝트인데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계획에 맞춰 일을 진행하지 않는다.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 인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새로운 인원을 수배하는 것도 힘든 상황이다. ‘이렇게 해서 일을 제대로 마칠 수 있을까?’ 뒷목이 뻗뻗해지고 가슴이 답답하다. 미리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에 맞춰 일하기를 좋아하는 나는 실수도 적고 일정을 잘 지키는 편이다. 문제는 계획대로 일이 진행되지 않을 것 같은 변수가 생길 때이다. 다른 동료들은 태연한데 나는 혼자 불안하고 힘들다. 이 불안은 어디서 올까? 통제감 상실에 대한 불안이다. 계획대로 일을 하는걸 좋아하다 보니 상황이 나의 통제에서.. 2022. 2.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