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일 글쓰기68 나의 부지런한 사랑 '10대 때 글쓰기 스승들을 너무 사랑했던 나머지 그들과 비슷한 일을 하는 20대가 되었다.' 은 이슬아 작가가 스물 세살 때부터 글쓰기 교사를 하며 경험한 것을 쓴 에세이집이다.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를 붙여 모집한 9살, 13살 형제가 최초의 제자였다. 서울에서 글쓰기 교사로 불러주는 사람이 없어 주말마다 여수까지 갔다. 왕복 여덟 시간짜리 출퇴근을 4념 넘게 했다. 학교에서 10대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쳤고, 자신보다 나이가 많은 사오십대 언니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기도 했다. 요즘에 모니터 속 분할된 화면을 통해 아이들을 만난다. 이 책에는 그의 20대를 바친 부지런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아이들이 글을 쓴 원고지, 이슬아 작가가 아이들에게 쓴 편지 사진들을 보면서, 글쓰기 교사라는 일과 제.. 2020. 10. 30. 당신의 '부지런한 사랑'은 무엇인가요? 이슬아 작가의 신간 을 읽었다. 출퇴근 시간과 점심 시간에만 읽었는데 3일 만에 다 읽었다. 와 을 읽고 팬이 되었는데 이번 에세이를 읽고 이슬아 작가가 더 좋아졌다. 이슬아의 에세이를 읽으면 그를 조금 더 알게 되고, 그를 조금 더 좋아하게 된다. 이슬아 작가는 스물세 살 때 글쓰기 교사의 일을 시작했다. 자격증이 있는 것도 누가 시켜준 것도 아니었지만 글쓰기 교사가 되어야 겠다고 스스로 결정하고 아파트 단지에 전단지를 붙였다. 그렇게 해서 아홉살, 열 한살, 열 세살, 10대 아이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교사가 되었다. 글쓰기 교사로 불러주는 사람이 서울에는 없어 주말마다 왕복 여덟 시간을 들여 여수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20대의 대부분을 출장 글쓰기 교사로 일했다. 에는 그가 6년 동안 글쓰기 교사.. 2020. 10. 29. 글쓰기의 적은 맥주 4캔에 만원이다. 퇴근하고 집에 와서 맥주 한 캔 하는 건 삶의 소소한 낙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매일 글쓰기를 해야하는 상황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제는 나도 나이가 들어서인지 맥주 한 캔만 마셔도 노곤하고 눕고 싶다. 누으면 잠이 쏟아진다. 글쓰기를 포기하고 그냥 자버릴까 하는 유혹에 빠진다. 과거에 책을 쓸 때에도 혼맥이 문제가 되었다. 나는 주말에 몰아서 원고를 쓰는 편이었는데 금요일 밤에 주말의 시작이라고 마음 편하게 혼맥을 하다보면 한 캔이 두 캔이 되고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아침 일찍 일어나 카페로 나가 바로 글쓰기 모드로 바꿔야 하는데, 오후 늦게 일어나면 하루를 종치기 일쑤였다. 혼맥은 글쓰기의 적이다. 그런데 혼맥을 끊기는 쉽지가 않다. 대한민국에 살면 파블로프의 개처럼 치킨, .. 2020. 10. 28. 개성이란 우연히 피어난 향락적 집착 '소울 메이트'를 찾고 있나요? 젊은 시절 나는 코드가 맞는 상대를 찾아다녔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면 책, 음악, 영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와 코드가 맞는 사람인지 아닌지를 쉽게 판단하고 쉽게 헤어졌다. '소울 메이트'란 드라마가 인기가 있었고, 지금도 인터넷에 소울 메이트에 관한 글이 종종 돌아다니는 걸 보면 코드가 맞는 반쪽을 찾아야 한다는 로맨틱한 믿음은 널리 퍼져 있는 것 같다. 에서 지바 마사야는 '개성적인 존재'에 부여하는 중요성을 깨버린다. 어떤 작품, 캐릭터, 맛이나 색, 말 등에 집착하는 것이 왜 중요하냐고 반문한다. 집착이란 우연히 피어난 것, 타자와의 우연한 만남에 의해 발생한 것일 뿐이다. 근본적으로 말하자면 이유란 없다. 집착에는 인생의 우연성이 각인되어 있다. 우연한 만남.. 2020. 10. 27. 이전 1 ··· 13 14 15 16 1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