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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책

노마드 랜드 읽기 시작. 그 노마드가 아니었구나.

by 지평(地平) 2021. 6. 2.

아카데미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영화 '노매드 랜드 Nomad land'

영화 평이 좋아서 영화를 보려고 마음 먹었는데, 원작 소설이 있다고 해서 영화 보기 전에 읽으려고 구입했다.

첫 문장.

내가 이 글을 쓰는 동안, 그들은 나라 곳곳에 흩어져 있다.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을 암시하는 도입부의 문장

떠돌이, 뜨내기, 부랑자, 정착하지 못하는 자들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었다. 하지만 세 번째 밀레니엄에 들어선 지금, 새로운 종류의 유랑 부족이 떠오르고 있다. 결코 노마드가 되리라고 상상해본 적 없는 사람들이 여행길에 나서고 있다.

처음에 '노마드'라고 해서 세계 곳곳을 여행 다니며 일하는 디지털 노마드 족을 말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이 책에 등장하는 노마드는 그런 노마드가 아니었다. 노동을 하고 받는 임금으로는 집세나 주택 융자금을 낼 수 없어 어쩔 수 없이 차를 집 삼아서 이곳저곳을 떠돌아 다니며 생활하는 미국의 노마드 들을 부르는 말이었다.

그들은 마치 바이스에 낀 것 같았다. 영혼을 탈탈 털어가는 소모적인 노동에 자신의 시간을 몽땅 바치는 대가로 간신히 집세나 주택 융자금을 낼 수 있을 만큼의 보수를 받으면서, 장기적으로 상황을 나아지게 할 방법도, 은퇴할 수 있으리라는 전망도 없는 상황에 끼어버린 느낌이었다.

그런 느낌들은 엄영한 사실에 근거하고 있었다. 임금과 주거비용이 너무도 극적으로 서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나머지, 점점 많은 미국인들에게 중산층은 이루기 어려운 꿈에서 불가능한 꿈으로 변해버렸다.

코로나 19로 인해 빈부 격차는 더 심해지고 있다고 한다. 노마드 랜드는 미국에 국한된 내용이 아닐 것이다.
앞으로 세계 곳곳에서 벌어질 이런 현상을 이해하는데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끝까지 읽고 영화도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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