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신세계]/책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경이로움을 찾아낼 수 있다면? - <시처럼 쓰는 법>

by 지평(地平) 2021. 5. 9.

아이들 운동화를 사러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갔다. 간 김에 첫째 아이가 읽을 책을 사주려고 교보문고에 들렀고, 매대에 올려진 책들을 구경할 시간이 생겼다. 그러다 보게 된 책 <시처럼 쓰는 법>

글쓰기 책을 사는 사람은 글을 쓰지 않으면서 잘 쓰고 싶어하는 사람이라고 했던가. 집에 이미 글쓰기 책이 수십 권이 있으면서도 글쓰기 책이 또 눈에 들어온다. 나는 영락없는 글쓰기 책 수집가인가 보다. 온라인 서점에서 한꺼번에 여러 권을 주문하는 걸 좋아해서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한 권씩은 잘 사지 않는 편인데 오늘은 무슨 충동이 일었는지 이 책을 사서 집에 돌아왔다.

집에 돌아와 서문을 읽었다. 아래는 서문에서 밑줄 친 문장 중에서 뽑은 것이다.

나는 일찍이 배웠던 일을 계속하고 있는데, 바로 사소한 아름다움에 주목하는 일이다. _ 샤론 올즈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경이로움을 찾아낼 수 있다면 우리의 삶은 어떻게 달라질까?

당신은 영감의 순간을 끄적거리고, 감미로운 감정에 언어를 부여하고, 펜과 종이를 이용해 자신의 분노, 기쁨, 흥분을 표출하는 시인이 될 수 있다. 시는 우리가 각성할 수 있게 돕는다. 겉으로 드러나는 것 너머에서 누군가 발견해주기를 기다리고 있는 숨겨진 진실들을 볼 수 있도록 눈을 열어준다.

시를 이용해 명료함을 찾고 위안을 얻는 방법을 제안할 것이다. 이는 자세히 들여다보는 습관을 필요로 한다. 관찰하는 습관은 사소한 대상에 호기심의 불을 붙이고, 찰나를 포착해 글로 남길 수 있게 도와준다.

당신에게 모든 순간 시인이 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을 깨닫기 바란다. 당신은 충분히 의미 있는 목소리를 낼 가치를 가졌다. 당신의 삶이 스며든 생각들이 하나씩 펼쳐지는 시의 공간에서 당신은 이전보다 풍요로와진 자신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잘 쓴 서문이다. 서문을 읽으면서 저자가 말하는 것처럼 지루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경이로움을 찾고 싶어졌다. 시를 읽고 시를 쓰고 싶어 졌다. 나는 시와 거리가 먼 사람이다라고 생각한 내 편견에서 벗어나 시를 써보고 싶어졌다. 시처럼 산문을 쓰고 싶다. 시처럼 쓰는 법을 배우고 싶다.

이 책 1장의 제목은 '경외감을 발견하는 법' 이다.

모든 대상, 모든 상황을 깊은 존경심과 경외감을 갖고 대하려 노력한다면 소중한 순간을 놓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경외감은 내가 두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마주할 수 있게 도와준다.

이 책을 우연히 만나 읽게 된 사건에서부터 경외감을 느껴보려고 한다.
<시처럼 쓰는 법> 이 책을 만나서 기쁘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