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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독서법

밑줄 치고 노트에 적어야 하는 이유

by 지평(地平) 2022. 2. 27.

왜 책 속의 문장에 밑줄을 쳐야 할까?
굳이 수고스럽게 노트에 옮겨 적는 이유는 뭘까?

  1. 밑줄을 치는 이유는 압축하기 위해서다.

“이 책에 대해 글 한 편을 쓰세요.” 라고 요청을 받으면 막막할 것이다. 하지만 “이 한 문장에 대한 생각을 쓰세요.”라는 요청에는 쉽게 쓸 수 있다.

책 한 권을 읽고 내용이 기억이 안나고 다른 사람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것은 기억의 대상, 생각의 대상을 압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면서 밑줄을 치는 것은 중요한 문장을 골라내어 내가 기억하고 조작할 대상을 압축하는 활동이다.

  1. 문장을 노트에 적는 이유는 생각하기 위해서다.

책에 밑줄을 쳐서 중요한 문장을 선별해 놓아도 다시 보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내가 발견한 책의 핵심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려면 해당 문장을 음미하고, 내 삶에 어떻게 연결할지 생각해야 한다.

그런데 생각이란 것은 그냥 되지 않는다. 생각을 하기 위한 시간이 있어야 하고, 떠오른 생각이 휘발되어 사라지지 않도록 붙잡아서 잘 보관해야 한다.

밑줄 친 문장을 노트에 적을 때 멈춤이 발생한다. 문장을 쓰면서 그 문장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긴다. 그리고 노트에 적혀진 문장을 눈으로 다시 보면서 생각이 촉발된다. 떠오른 생각을 문장 아래에 적는다. 이렇게 해서 내 생각이 채집된다. 생각하는 독서를 위해서는 독서노트를 써야한다.

(종이 노트를 반드시 써야하는 것은 아니다. 노션 같은 디지털 메모 도구를 사용해도 된다.)

좀 과장해서 말하자면 나의 세계관은 내가 지금까지 읽어온 책 속에서 뽑아내어 내 머릿속에 적어 놓은 문장들로 구성된다. 물론, 독서 노트를 전혀 쓰지 않고서도 책의 핵심을 기가 막히게 뽑고, 글을 쓰고, 삶에 잘 적용하는 사람도 있다. 그런 축복받은 사람이 아니라면 책의 내용을 잘 활용하기 위해서는 기억과 조작의 대상을 압축하는 것이 필요하다.

밑줄 치고, 노트에 적어라!
책이 내 것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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