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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조화로운 삶

친구란 무엇인가?

by 지평(地平) 2022. 2. 26.

로빈 던바의 신작 <프렌즈>를 구입했다. 내가 왜 이 책을 읽을 생각을 했을까? 어떤 책을 산다는 것은 그 책이 말하는 것을 결여되어 있어서가 아닐까. 나는 '친구'가 필요한 걸까?

나이를 들수록 새로운 친구를 사귀는 게 어렵다고 사람들은 얘기한다. 실제로도 그렇다. 가족이 생기고 회사를 다닌 후로 순수한 친구 관계를 만들기는 어려운 것 같다. 작년에 나의 가장 친한 친구가 갑작스런 병으로 하늘나라로 간 이후 내 젊은 시절의 일부가 떨어져 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내 20대, 30대 초반의 시간을 함께 가장 많이 보낸 친구였으니까. 그 친구와는 정말 많은 걸 함께 했다. 매주 두 세 편의 영화를 함께 봤고, 스윙 댄스 동호회도 그 친구가 알려줘서 함께 활동했고, 마음에 드는 이성이 생기면 항상 같이 의논하고 서로의 여자친구와 같이 만나곤 했었다. 

약한 유대관계에 있는 지인의 숫자는 나이를 들면서 많이 늘었다. 내가 직접 만든 커뮤니티들도 있고, 매일 단톡방이나 소셜 미디어를 통해 대화하는 사람들의 숫자는 20대 때에 비해 엄청나게 많다. 내가 도움을 주고 나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많다. 이 사람들 덕분에 내가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었다고 느낄 때도 많다. 매일 같이 대화를 하는 사람들의 숫자도 몇 십명은 될 것이다. 이 사람들 덕분에 심심하지 않고 외로움을 덜 겪는 것은 맞다. 

하지만 온라인으로 만나는 사람들을 좁은 의미의 친구라고 보기는 어렵지 않은가. 관심사나 이해관계의 공통점이 사라지면 이 사람들하고는 다시 멀어질 것이다. <프렌즈> 책을 읽으면서 친구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내려보고 싶다. 그리고 온라인으로 만나는 사람들과도 더 나은 우정을 어떻게 형성할지 생각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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