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15주차..
지난 화요일 검진 때 초음파를 보니 헬멧 쓴 것처럼 동그랗고 커다란 머리를 이리 저리 돌리기도 하고
다리도 구부렸다 폈다 하고 있는 아기가 보였다.
이제 완연히 사람 같던 걸 ^^
그간 입덧으로 지쳐있던 컨디션도 슬슬 회복이 되고
기분좋은 듯 꼬물락거리는 아기를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한 달 전쯤인가...
하루종일 메스껍고 식후 30분에 정확히 3번 토하고는 집에 와서 넉 다운.
신랑에게 사이다 사오라며 울먹 울먹 전화하고는 기다리며 집에서 두다리 쭉 뻗고 질질 울어댔었는데...
지나가고 있는 동안에는 결코 생각보다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입덧이라는 건.
임신이라는 모든 과정에서 필요없는 기제는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왜냐하면 입덧 또한 어찌 보면 나름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우선은 입덧이 가장 심한 5주에서 13주가량 까지는 임산부의 입장에선 입덧을 제외하면 임신에 대한 자각 증상이 없는 시기이다.
그렇기 때문에 입덧으로 인해 임신을 자꾸 자각 하게 되고
실감하게 만들고 저하된 컨디션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외부 활동들도 제한을 받기 때문에 자연 유산의 위험성이 높은 시기에 조심을 하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심리적으로는 주변인, 특히 신랑의 관심과 보호를 유발할 수 있는 강력한 요인이 되는 것 ^^
마지작으로 입덧이 심해 질 때는 존재감 없던 아기에게 '제발 그만 봐달라고' 한 마디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된다.
나의 최초의 태담인 셈이었는데...내용은 좀 그렇지만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기와 엄마의 연대감을 원초적이고 생리적으로 지각하게 하는 과정이 아닐까 싶다..
이유없이 지나가야 하는 것은 없다.
모든 것들은 지나가기에 참을 만하고 또 나름의 가치가 있는 것.
이제 슬슬 1라운드가 마무리 되는 듯한 기분이 든다.
출산 직전까지 입덧으로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다던데
15주 되니 교과서대로 입덧을 살살 가셔 주는 착한 아기 ^^
다음 주에는 한결 가벼워진 몸과 마음으로 셋이서 제주도로 떠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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