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 작가다.'
글쓰기를 권유하는 글에 자주 나오는 말이다. 나는 이 문장과 만날 때마다 불편했다. 나는 한 번도 매일 글을 쓰는 사람이었던 적이 없기 때문이다. 운 좋게 책 두 권을 썼고 작가라고 불러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나 스스로는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작가로 불릴 만큼 글을 잘 쓰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가 꾸준히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한창 열심히 할 때도 일주일에 글 한 개씩밖에 쓰지 못했다. 나는 그저 가끔 글을 쓰는 사람일 뿐이었다. 그래서 나는 매일같이 글을 올리는, 생산량이 엄청난 사람들을 보면 부러운 마음과 함께 자조적인 기분이 들곤 했다.
오늘부터 성장판 독서모임에서 진행하는 '100일 글쓰기 - 백업 글쓰기' 과정에 참여한다. 매일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 시작하는 것이 아니다. <위반하는 글쓰기> 강창래 작가는 '오랫동안 쓰면 잘 쓰게 된다'는 말은 틀렸다고 말한다. 오랫동안 쓴다고 누구나 다 잘 쓰게 되지는 않고, 젊은 나이에 쓴 글이 대단한 작가들도 많기 때문이다. 강창래 저자는 김애란, 한강, 허윤진 같은 작가를 예로 들고 있는데 젊은 나이에 훌륭한 작품을 쓴 작가가 이들 뿐이겠는가. 프랑수아즈 사강의 대표작 <슬픔이여 안녕>은 열여덞 살에 쓴 첫 작품이었다. 매일 쓴다고 작가가 되는 것은 아니다.
글을 잘 쓰고 싶어서도, 매일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어서도 아니다. 하루를 붙잡고 싶어서 , 하루 중 멈추는 시간을 만들고 싶어서 100일 글쓰기를 해보려고 한다. 두 번째 책을 쓰고 난 뒤 바쁜 일상을 핑계로 오랫동안 글쓰기를 쉬었더니 하루하루가 흩어져 사라지는 느낌이 든다. 말을 너무 많이 하고, 모으는 일 없이 소비만 하며 살고 있다. 멈추고, 생각하고, 축적하는 시간이 내게 필요하다. 100일 글쓰기로 하루 중 멈추는 시간을 내게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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