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모 단체에서 주최하는 '학습전략 경진대회'를 3년 연속 참가했습니다. 그 대회는 대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학습전략을 주제로 참가자들이 15분 정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을 하고, 심사위원들과 청중이 점수를 매겨 순위를 결정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됩니다. 3번의 참가에서 2등 수상을 한 적도 있고, 상을 못 받은 대회도 있었죠.
이런 프리젠테이션 대회에서 1등을 하는 발표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요? 그 대회에 2번째 참가했을 때까지도 저는 그 이유를 잘 몰랐습니다. 제 발표가 슬라이드 디자인도 우수하고 전달하는 정보도 훨씬 다양하고 깊이가 있는데, 왜 1등을 하는 프리젠테이션은 따로 있을까? 발표 순서 탓을 한 경우도 있었죠 ^^;
그런데 3번 정도 참가하고 수상을 못하고 나서야 1등을 하는 프리젠테이션이 가지는 특징이 눈에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회사 자료실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이야기의 힘> 책을 읽고, 그 이유를 더 분명하게 알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은 프리젠테이션을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프리젠테이션은 정보를 전달하는 하나의 전달방식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결국은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입니다.
프리젠테이션이 흥미롭고 효과적이려면, 그 자체가 매력적인 이야기여야 하는거죠.
재미없는 프리젠테이션, 청중에게 감동을 주지 못하는 프리젠테이션이 되는 이유는 프리젠테이션이 매력적인 이야기의 구조, 특징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의 제 프리젠테이션을 돌이켜보면 '매력적인 이야기'가 되지 못하고 다채로운 정보의 전달에서 그쳤던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야기의 힘!이 없었던 거죠
<이야기의 힘!> 책에서는 인간과 이야기는 뗄 수 없는 관계라는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어떤 조건을 갖추고 있는지 하나씩 말해줍니다. 재미있는 이야기가 되려면 탄탄한 구조, 등장인물의 명확한 설정, 반전이 가져다 주는 묘미, 비극을 이용한 공감대 형성, 아이러니의 활용 등 다양한 조건들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책 중간에 전설적인 시나리오 닥터 '로버트 맥기'의 특별 인터뷰가 실려있는데, 그 중의 한 대목이 이 책을 읽은 보람을 느끼게 해줬습니다.
Q. 그렇다면 로버트 맥기 씨, 당신이 생각하는 이야기란 뭐죠?
A. 한 마디로 '균형을 찾기 위한 인간의 행위'라고 하면 맞을까요? 즉 인간은 대부분 약간의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가죠. 좋은 일도 있고, 나쁜 일도 있고 말예요. 그때 사건이 하나 발생합니다. 우린 그걸 '우연한 사건'이라 부르죠. 그 사건은 갑자기 나타나 인생을 마구 뒤집어 놓아요. 인간의 내면에서는 다시 균형을 찾고 싶다는 욕구가 일어납니다. 그 때 사람들은 균형을 찾기 위해 무엇이 필요할까를 생각하게 되요. 이야기마다 인간이 균형을 되찾기 위해 필요한 건 다르겠지만, 그 형식은 같아요. 갖가지 갈등과 적대자를 극복하고 균형의 회복을 추구하기 시작한다는 거죠. 물론 균형을 얻을 수도 있고, 그러지 못할 수도 있어요. '욕망의 대상'을 얻을 수도 있고, 못 얻을 수도 있죠. 여기서 욕망의 대상이안 인간이 삶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 필요로 하는 '그 무엇'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정리한다면 이야기란? 인생의 균형이 깨진다, 인간은 균형을 되찾기 위해 인생의 온갖 세력과 고군분투한다.... 인류가 이야기를 통해 수천 년간 설명하고 납득시켜온 것이 바로 이것입니다. 인간은 균형을 잃었을 때 그것을 되돌리고자 한다는 것말입니다.
'이야기란 균형을 찾기위한 인간의 행위다'
멋진 말이지 않나요? 짧지만 이야기라는 것의 본질을 궤뚫는 말인 것 같습니다.
프리젠테이션이 매력적인 이야기가 되려면 그 속에 '인간의 균형을 찾기 위한 행위'
그 과정이 녹아들어가 있어야 합니다.
그럼, 어떻께 '인간의 균형을 찾기 위한 행위'를 독자, 청중, 관객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것인가?
그 구체적인 방법은 <이야기의 힘!> 책을 사서 읽으시기 바랍니다. ^^;
(그 내용까지 다루려면 이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네요. 별도의 포스팅에서 정리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야기의 힘!> 이 책을 통해 제 프리젠테이션 슬라이드 구성 뿐만 아니라 블로그 글쓰기의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도 함께 얻을 수 있었습니다. 블로거 들에게도 일독을 권하고 싶습니다.
쿤의 별점 평가 ★★★★☆
PS. 이 책을 읽고 나서 로버트 맥키의 <시나리오 어떻게 쓸 것인가> 책을 결국 사고 말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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