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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책

'재테크, 독하게 하라'는데 어떻게 하라는 걸까?

by 지평(地平) 2010. 7. 25.

  '알라딘 신간 평가단'에서 보내준 <위기돌파 재테크 독하게 하라 >책을 처음 받고 받은 인상은, 내용은 모르겠지만 책 디자인 측면에서는 그다지 '독하게' 만들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이었다. 표지 디자인이나 본문의 편집 디자인이 요즘 책들 같지 않게 좀 오래된 책 느낌이라고나 할까? 컬러 사용도 갈색 한 가지 밖에 쓰지 않았는데, 색감도 그다지 좋지 않고, 책을 고리타분하게 보이게 한다. 내가 예쁜 책들을 좋아하고 책 디자인에 민감한 편이기도 하지만, 요즘 편집 디자인이 뛰어난 책들이 정말 많이 나오기 때문에, 이렇게 디자인에 신경을 안 쓴 책을 보면 내용이 어떻든 간에 읽고 싶은 생각이 별로 안 드는 것 같다. 

  그럼, 이 책의 내용은 과연 '독할까?'  이 책은 2007년 베스트셀로 종합 1위에 올랐던 <재테크 독하게 하라>의 후속 신간이라고 책 표지에 적혀 있는데,  베스트셀러 였던 책의 후속 책이라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면서 단점이 되고 있다. 그 이유는 내용을 보면서 살펴 보도록 하자.

  제 1장에서 재무설계의 필요성을 이야기 하고, 
  제 2장에서 재테크의 첫 걸음으로 재무설계를 알려준다.
  제 3장에서는 지출관리, 고정비용과 변동비용 관리 방법을 설명하고
  제 4장에서는 저축과 투자로 단기 상품과 중장기 상품, 펀드에 대해 알려준다.
 제 5장에서는 20대, 30대, 40대, 50대를 대상으로 각각의 연령대에 맞는 '재무설계' 를 이야기로 들려준다.

이렇게 보면 재테크에 대해 알아야 할 기본적인 내용을 빠짐 없이 다루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이 점이 전작을 베스트셀러로 만들지 않았나 싶다. 하지만 전작이 베스트셀러였던 건 2007년이고 그 후에 이와 비슷한 책이 엄청나게 쏟아지지 않았던가. 그래서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재테크 책 한 두권은 봤을 텐데, 그런 독자들에게 위와 같은 내용은 이미 다른 책들에서 한 번 쯤 읽어본 익숙한 이야기로 들리지 않을까 싶다. 물론, 책 내용을 자세히 보면  요즘 상황에 맞는 추가 정보들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그 분량이 그리 많지 않고,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것들도 아니어서, 인터넷 경제 뉴스를 전혀 보지 않는 독자라면 모를까,  참신한 내용이라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전작을 보지는 않았지만, 전작의 구성에 요즘 상황에 맞는 최신 정보 일부를 추가하여 신간을 낸 것 같은 느낌을 받았는데, 이 정도로는 재테크에 대해 관심도 많고, 수준높은 책들에 눈이 높아진 독자들을 만족시키기에는 부족할 거 같다.

  지금까지 이 책에 대해 단점만 말한 것 같은데, 장점도 물론 있다. 전작이 베스트셀러 였고, 그 후속작이니 만큼 재테크 초보라면 이 책 한권만 읽고도 재테크의 기본을 다질 수 있다. 재테크 관련 인터넷 사이트를 일일이 서핑하면서 정보를 찾아보기 귀찮은 분들에게도, 재테크의 다양한 분야를 한 권으로 정리해서 쉽게 설명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곁에 두고 오래 볼만한 책일 것이다. 

 재테크 방법으로 부동산이 무너지고 있는 요즘 상황에서, 재테크를 '독하게' 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쓸데 없는 지출을 줄이고, 저축과 안정적인 투자로 차근차근 돈을 모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 요즘 필요한 재테크가 아닐까 싶은데, 말로는 간단한 이 방법을 실제로 꾸준하게 유지하는 것은 여간 독하지 않으면 어렵다. 그래서 이 책의 제목에도 '독하게'라는 말이 쓰이지 않았나 싶다. 책을 읽고 나서 한동안 신경쓰지 못했던 가계부도 다시 점검해보고, 지출 관리에 좀 더 신경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010년도 절반 이상이 지났지만, 남은 한 해 쓸데 없는 지출 '독하게' 한 번 줄여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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