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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프로젝트

사이드 프로젝트, 최고가 아니어도 할 수 있습니다

by 지평(地平) 2020. 4. 19.

사이드 프로젝트, 최고가 아니어도 할 수 있습니다

8개의 모자, 들어보셨나요?

<쿨하게 생존하라> 책에서 김호 저자는 ‘살아가면서 좋아하거나 사명감이 있는 분야가 여덟 개는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현재 커리어를 무조건 그만두고 새로운 일을 하지 말고, 관심사와 수입의 원천을 여러 개로 늘리는 노력을 시작하라고 조언합니다. 8개의 모자를 만드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이 바로 사이드 프로젝트입니다.

김호 저자는 직장인이 하기 좋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글쓰기, 강의, 컨설팅 3가지를 추천합니다. 이 3가지는 어떠한 직업과도 연관되어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주변에 사이드 프로젝트로 강의와 글쓰기를 추천하면 이런 질문이 되돌아옵니다.

“그 분야를 완벽히 알지 못하는 데 글을 써도 될까요?”

“제가 전문가가 아니라 강의는 못 할 것 같아요.”

걱정하는 마음 저도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제가 2014년에 메모 책 저술 제안을 받았을 때도 같은 마음이었으니까요. 나보다 더 메모 잘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내가 주제넘게 글을 써도 되나? 메모 전문가가 아닌데 책을 써도 될까? 이런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기술이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아

홋카이도 남부의 하코다테에는 ‘안젤리크 보야지’라는 작은 디저트 가게가 있습니다. 10평의 작은 가게지만 연 매출이 1억 엔(11.3억 원)이 넘고 연간 20만 명이 넘는 고객들이 찾고 있습니다. 매출 절반이 이익일 정도로 영업이익률도 높습니다.

이 가게의 대표이자 파티시에인 오하마 후미오씨는 창업 전에 다른 제과점에서 일할 때 기술이 뛰어나지 않았습니다. 밤늦게까지 기술을 익히려 노력하고, 주말도 반납하고 기술을 배우기 위해 애쓰기도 했지만, 시간이 지나도 기술이 크게 향상되지 않았습니다. 연차가 쌓이고 직급이 올라갔지만, 그에 비례해 기술이 따르지 않으니 열등감에 자격지심마저 생겼습니다. 그러나 ‘뛰어난 기술이 없다고 해서 힘든 일이 생기는 건 아니잖아’라고 생각을 바꾼 후부터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고 합니다.

사람들이 문 앞에 줄 서게 만드는 인기 메뉴를 기획하고 싶다면 기술에 신경 쓰기보다 생각을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사람들이 먹고 "맛있다!"라고 감탄하는 음식, 그것이 기본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디저트를 만들려면 무엇이 필요할 지 고민하고, 자신이 발휘할 수 있는 기술 범위 안에서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실현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 <작은 가게에서 경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안젤리크 보야지의 인기 메뉴인 쇼콜라 보야지는 초콜릿으로 만든 가나슈 안에 생크림이 들어 있는 초간단 디저트입니다. 쇼콜라 보야지를 만드는 데에는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한 알 한 알 수제로 만드는 것으로 차별화를 했습니다.

기계를 사용해 디저트를 만들면 디저트의 맛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최적화된 재료를 쓰지 못하고, 기계로 다룰 수 있는 재료를 골라야 합니다. 재료의 부드러움과 점도를 기계에 맞춰 조절해야 하므로 보존료와 첨가제가 들어간 재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렇게 되면 대량 생산이 가능하지만, 인공적인 맛이 섞인 디저트가 만들어집니다. 또한 기계로 쇼콜라 보야지를 만들면 겉을 둘러싸는 가나슈의 두께와 생크림 양의 절묘한 균형을 잡기 어렵습니다. 후미오 씨는 재료 배합과 적절한 가나슈의 두께, 생크림 상태에 대한 연구를 거듭했습니다. 판매하기 전에 먼저 주변 사람들에게 시식해보게 하고, 사람들에게서 얻은 평가를 바탕으로 레시피를 계속해서 수정해 나간 끝에 마침내 누구나 “맛있다!”라고 말할 만한 특별한 쇼콜라 보야지를 만들어 냈습니다.

후미오 씨는 파티시에로서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자신이 가진 기술에서 가장 잘 만들 수 있는 것, 고객의 눈높이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려고 노력했기 때문에 쇼콜라 보야지라는 히트 상품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최고가 아니라서 더 잘 할 수 있다

한 분야의 전문가가 되어야만 강의를 하고 책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고가 아니어도 충분히 고객을 만족시키는 강의를 하고,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책을 쓸 수 있습니다.

아직 배우는 단계에 있을 때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해야 하는 이유를 알려드립니다.

첫째,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쉽다.

여러분이 갓 초보를 벗어난 상태일 때 초보의 입장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춘 상품과 서비스를 기획하는 데 유리합니다.

둘째, 입문 단계의 시장이 더 크다.

전문가가 아니라면 상위 단계의 내용을 가르칠 수는 없습니다. 여러분이 거쳐 간 단계의 내용만을 알려줄 수 있겠죠. 그런데 입문 단계의 시장이 상급 단계보다 더 큽니다. 여러분이 알고 있는 것을 궁금해하는 고객도 많다는 걸 기억하세요.

셋째,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

가르치는 사람이 가장 많이 배운다는 말을 들어 보셨을 겁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고객의 요구에 맞추는 시행착오를 거치다 보면 더 빠르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가 되고 나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가로 성장하는 겁니다.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시작하자

메모 책 저술 제안을 받았을 때 제 블로그에는 메모에 관련해 쓴 글이 3개 밖에 없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라고 할 수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그때 제가 메모 전문가가 아니라고 출판사의 제안을 거절했다면 <메모 습관의 힘> 책은 나오지 못했겠죠.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제가 메모 분야의 최고 고수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저 메모를 좋아하고 조금 잘하는 사람 중의 한 명일 뿐입니다. 고수는 많지만, 그 경험을 나누는 사람은 적습니다. 제가 남다르게 한 것이라면 저의 경험한 것을 글로 정리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로 만들어 많은 분과 함께 실천한 것입니다. 그 결과로 <메모 독서법>이 나올 수 있었고, 더 많은 분이 메모 독서를 만나 실천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케이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기술이 필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엄청나게 뛰어난 기술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작은 가게에서 경영을 배우고 있습니다>

사이드 프로젝트, 여러분의 지식과 기술이 최고가 아니어도 할 수 있습니다.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려는 노력이 있다면 가치를 만들 수 있어요.

내가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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