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찾으면 별점 평가 점수가 나온다. 책을 사기 전에 다른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평가했는지 확인하라고 보여주는 것일 테다. 그런데 여러 책의 별점 평가를 보다 보면 재밌는 현상이 눈에 띈다.
(2018/03/11 YES24 베스트셀러 목록, 신기하게도 1~4위가 모두 8점이다.)
베스트셀러들의 평점이 그렇게 높지 않다는 것이다. 많이 팔린 책이면 독자 평가 점수도 높아야 할 것 같은데 유명 베스트셀러들의 평점을 찾아보면 8점 근처인 경우가 많다. 별로 알려지지 않고 판매량이 적은 책은 평점 9점이나 10점인데, 오히려 그 분야의 베스트셀러 책은 평점이 더 낮은 경우가 많다. 베스트셀러의 평점이 더 낮은 이유는 뭘까?
베스트셀러의 독자 평점이 낮은 이유
<히트 메이커스>책을 읽다가 베스트셀러의 평점이 낮은 이유를 발견했다.
첫째, 상을 받은 책이거나 베스트셀러라고 하면 독자의 기대감이 상승한다.
맛집이라고 해서 찾아갔는데 기대보다 별로라 실망이 컸던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그냥 찾아갔을 때는 맛있게 먹었을 음식도 맛집이라는 기대감이 클 때는 별로라고 느낄 수 있다. 별 기대 없이 보면 재밌게 봤을 영화도 영화제 수상작이라는 걸 알고 가서 보면 기대보다 별로라고 느낄 수 있다.
베스트셀러라서 책을 산 독자는 기대감이 크기 때문에 별점 평가 기준이 엄격해질 수가 있다. 기대감이 높은 만큼 낮은 평점을 주게 된다.
둘째, 베스트셀러라고 하니까 자신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분야의 책인데도 사서 읽어보는 사람이 생긴다.
베스트셀러의 평점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도 아니고, 평소에 그 분야의 책을 읽지 않았으니 배경 지식도 부족해서 책을 잘 소화하기 힘들다. 그러다 보니 책을 읽다가 중간에 덮어버리고 나쁜 점수를 주는 것이다.
셋째, 다른 사람들과 반대되는 평을 하면서 만족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이 베스트셀러에 악평을 남기고, 1점을 매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다들 좋다고 하는 책에 일부러 낮은 점수를 주면서 자신의 우월감을 표현하려 한다. 다른 사람의 창작물에 터무니없이 낮은 평가를 주는 사람의 내면에는 열등감이 숨어있다.
넷째, 인기가 높아지면 대중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연예인들이 인기가 갑자기 높아졌을 때 안티 팬이 생기는 경우를 많이 봤을 것이다. 책도 마찬가지다.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 자체가 대중의 반감을 불러일으켜 낮은 평점을 주는 사람들이 생긴다.
”독자 수가 증가한다거나 인기가 높아진다는 자체가 대중의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으며 그것이 평점을 낮추는 이유가 된다.”
<히트 메이커스>
평점이 높다고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다
베스트셀러가 높은 평점을 받기 어려운 반면에, 별로 팔리지 않은 책이 경우 오히려 높은 평점을 받기도 한다. 그 책이 정말 필요한 사람만 사서 보고 별 5개를 남기기 때문이다. 구입하는 사람이 적으니 악평을 남기는 사람도 없고 평점이 낮아지지 않는다. 독자 리뷰의 개수는 적지만 평점이 높은 책들이 이렇게 해서 생긴다. 이런 책이 나쁘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특정 목적을 가진 사람들에게만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다. 일반 독자들의 경우에는 이런 책을 사고 후회할 수 있다.
그리고 출판사의 평점 조작이나 서평 이벤트 등에 의해 평점이 높은 책들도 있다. 책을 공짜로 주고 온라인 서점에 독자평을 남기게 하는 이벤트가 많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공짜로 받아서 읽고 나면 나쁜 평점을 주기 어렵다. 그러다 보니 실제 책의 가치보다 높은 평점을 받게 된다. 출판사들이 서평단을 운영하는 이유가 바로 독자 리뷰 개수를 늘리고 평점을 높이기 위해서가 아닐까.
이런 이유 때문에 평점이 높다고 반드시 좋은 책인 것도 아니다. 평점이 전부 10점인 책일 경우 오히려 의심해봐야 한다.
현명한 독자의 리뷰 이용법
이제 베스트셀러가 낮은 평점을 받는 이유와 평점이 높은 책이라고 반드시 좋은 책이 아니라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현명한 독자라면 온라인 서점의 평점만을 가지고 책을 판단해서는 안 된다. 독자 리뷰를 잘 이용해야 한다.
현명한 독자의 리뷰 이용법
- 평점 숫자로만 책을 판단하지 않는다.
좋은 평점과 나쁜 평점이 같이 있는 책이 더 좋다. 그만큼 많은 사람에게 읽혔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 좋은 평점과 나쁜 평점을 준 사람들의 이유를 읽어본다.
점수 자체보다 그 점수를 준 이유가 중요하다. 평점을 준 이유를 읽어보면 이 책이 나에게 잘 맞을지 아닐지를 판단할 수 있다.
- 독자 리뷰 한두 개로 판단하지 않는다. 10개 이상의 리뷰를 읽어본다.
맨 위에 올라온 독자 리뷰 한 두개만 보지 말고, 가능한 많은 리뷰를 읽어보자. 악평 한두 개가 있어도 많은 독자가 좋다고 하는 책은 좋은 책일 가능성이 높다.
- 나와 비슷한 취향/목적을 가진 사람들의 평점을 확인한다
독자 리뷰를 읽다가 나와 비슷한 목적을 갖고 읽은 사람이 있는지 찾아보자. 그런 사람의 평점은 도움이 된다. 온라인 서점의 평점에만 의존하지 말고 나와 독서 취향이 비슷한 지인이나 독서 모임 등에 책의 평점을 물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베스트셀러의 독자 리뷰의 평점이 낮아서 구입을 망설인 적이 있는가?
베스트셀러는 좋은 평가와 나쁜 평가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 낮은 평점 때문에 읽기를 포기한다면 좋은 책과 만날 기회를 잃어버리는 것이다. 좋은 평점을 남긴 독자들의 평을 꼼꼼하게 읽고 자신에게 필요한 책인지를 판단하는 것이 현명한 독자가 되는 법이다.
(제 책 평점이 8점이라 이런 글 쓴거 아니... 맞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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