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오기 전에 지난 한해를 돌이켜보고 싶어, 블로그에 썼던 글들을 보니
2012.1.1 새해 첫 날에 2012년 목표라고 올린 글이 있다. ( 링크 => 2012년 새해 목표)
전체적으로 보니 상담 공부와 책 읽기는 목표 대비 성과가 좋았고, 블로그도 목표에는 미흡하지만 나름 괜찮게 한 것 같다. 그런데 요리와 그림 그리기는 거의 하지 못했다. 잘 한 것과 하지 못한 것에 어떤 차이가 있나 생각해보면, 결국 나에게 있어 우선 순위와 접근성에 있어 차이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올해 회사 일 외에 내가 가장 열심히 한 것은 상담 공부와 마음공부 관련 책읽기 였다고 할 수 있다. 요리와 그림 그리기는 우선 순위에 밀리고 평소에 안 하던 것들이라 접근성이 떨어지니 자연스레 계속 하지 못한 것이다.
1년을 생활하다 보면 애초에 세웠던 목표와는 조금씩 다른 삶을 살아가게 된다..
2012년 실제 했던 일들을 마인드맵을 그려 정리해 보았다.
1. 심리 상담
2009년 연말에 중대한 결심을 하나 했다. 심리학을 체계적으로 공부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방법으로 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에 입학을 하였다. 그 때부터 회사를 다니면서 밤에는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고, 심리학과 심리상담을 공부하는 이중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실제 상담을 하지 않고 이론 공부만으로는 상담에 대해 알 수 없다고 생각을 해서, 심리상담센터의 인턴 상담원 과정을 지원하여 1년간 실습을 하였다. 주중에는 퇴근 후 저녁 시간에 2일 교육을 받고, 토요일에는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심리상담센터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내담자를 만나고 상담을 하였다. 직장을 다니면서 인턴 상담원 생황을 하나 더 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고, 이 과정에서 주말에 집을 비우게 되니 아내의 희생과 이해도 컸다. 그렇지만 상담심리학과 공부와 인턴 상담원 생활을 통해 제가 얻은 것이 훨씬 더 크다는 생각이 든다. 내담자의 심리적 문제의 해결을 돕고 상담의 기본을 익힌 것도 있지만,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이 정신적으로 크게 성장했고, 더 행복해 졌다. 상담 공부를 통해 내가 경험한 것들은 추후에 따로 다시 정리해서 글로 남길 생각이다.
2. 책 읽기
올 해는 책을 한 권 읽을 때마다 에버노트에 간단히 책 제목, 저자, 페이지수, 별점 평가를 기록했다.
이렇게 에버노트에 한 권 읽을 때마다 적어둔 것을 연말에 엑셀에 다시 정리해보니 올해 내가 접한 책은 총 65권, 그 중 다 읽지 못한 책이 4권, 다 읽은 책의 페이지를 총 합하면 19051 페이지가 된다. 애초의 목표가 1만페이지 독서였으니 목표대비 거의 2배 정도를 읽은 셈이다. 사실 읽은 책의 권수가 중요한 것은 아니다. 어떤 책은 하루만에 다 읽은 것도 있고, 어떤 책은 거진 2주 동안에 걸쳐 정성들여 읽기도 했기 때문이다. 중요한건 하루 평균 2시간 이상씩은 책을 읽는 시간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이렇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아침시간에 책읽기 시간을 고정적으로 확보했기 때문이었다. 통근버스가 일러서 회사에 8시면 도착하기 때문에 근무 시작 전에 한 시간 정도를 책읽기에 쓸 수 있었다. 그리고 통근 버스 안에서나 퇴근길 지하철에서도 가능하면 스마트폰을 꺼내지 않고 책을 손에 잡았다.
하지만 올해 읽은 책 수에 비해서 블로그에 리뷰 포스팅은 많이 하지 못했다. 한 권 한 권을 충분히 소화하지 못하고, 계속 다음 책을 찾아 급하게 읽었기 때문이다. 특히 내가 중점적으로 읽은 마음공부 관련 책의 경우 정리할 내용이 많다보니 오히려 더 정리글을 못쓰고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연말에는 소셜북스 오승주님의 '메모리딩' 적용을 시작했다. 처음 테스트로 스캇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 The Road Less Traveled>과 욘게이 밍규르 린포체의 <세상을 보는 지혜: The Joy of Life> 두 권을 메모리딩으로 정리했다. 메모리딩을 하면서 책을 읽으면 시간은 3배 이상 들지만, 메모리딩을 하면서 글감이 마구 쏟아진다. 마지막에 마인드맵으로 책의 전체 스토리를 한 장으로 요약까지 해보니 책의 세부와 전체 윤곽이 머릿속에 확연히 그려진다. 내년에는 이 방식으로 심리학, 명상, 마음공부 관련 책들을 정리해 나갈 참이다.
3. 블로그
연초의 목표 중에 블로그를 열심히 하는 것도 있었는데, 솔직히 그렇게 열심히 하지는 못했다. 포스팅도 1주일에 하나는 하는게 목표였지만, 한 달에 하나밖에 못 쓴 적도 있고 그랬다. 하지만 블로그는 글이 하나씩 쌓일 때마다 방문객 수가 계속 차곡차곡 쌓여간다. 이제 일 평균 600~700명 정도는 꾸준히 들어오는 것 같다. 내년에는 일 평균 1000명이상을 목표로 잡아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아직 내 블로그는 미완성이다. 블로그 이름을 '마인드와칭'으로 바꿨지만, 아지 블로그 내용이 이름에 따라주지를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블로그라면 한 가지 주제를 정해 하나의 아이덴터티를 가져야 하는데, 지금 내 블로그의 카테고리 구성을 보면 딱히 하나의 중심 테마가 안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심리학, 마음공부 관련 글들을 내년에는 더 많이 채워나가야 한다.
4. 마음공부
사람은 사람과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길을 가게 된다. 김윤주 교수님과 교수님의 소개로 만난 김상욱 원장님, 그리고 아오스 모임에서의 또다른 만남들을 통해 올 해는 본격적으로 마음공부에 눈을 뜨게 되었다. 이 쪽 분야의 책들도 신기하게 한 권을 읽으면 또 다른 책이 저절로 내게 찾아오는 일이 계속적으로 발생했다. <아직도 가야할 길>에서 스캇펙이 말한 것처럼 이런 것을 '은총', '기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The Road Less Traveled에 발을 디딘 것 뿐이지, 올 해 내가 많은 발걸음을 내디딘 것은 결코 아니다. 그저 남들의 이야기게 열심히 귀를 귀울여 들어본 것 뿐인 것이다. 이제부터 내 힘으로 직접 한 걸음씩 길을 가야하는 것이 남았다.
5. LG전자 커뮤니케이터 활동
'미도리의 온라인 브랜딩' 블로그를 운영하시는 정희연 차장님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된 커뮤니케이터 활동. 블로그 글을 작성하는 것은 같지만 그래도 좀 더 공적인 Social LG전자 사이트에 글을 기고하면서 아무래도 좀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었고, 그 결과 내 블로그 글쓰기가 좀 더 향상된 것 같다. 실제로 Social LG 전자 웹에 기고했던 글을 다시 내 블로그로 옮겨 온 글이 다음뷰 베스트로 뽑히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리고 연말의 LG전자 나눔데이 행사에서 나눔강연을 할 기회가 있었고, 이 기회를 통해 Prezi로 발표 자료도 다시 한 번 만들어 보고, 최근 몇 년 동안의 SNS 경험을 정리하는 계기도 되었다.
아직 반 년의 활동이 더 남았고, 남은 기간에는 더 많은 글을 기고해보려고 한다.
6. 세미나
올해 전반기까지는 너무 바빠 세미나를 들으러 갈 엄두가 안 났고, 하반기에 겨우 몇 개의 세미나를 들을 수 있었다. '출판 콘서트'는 오래전부터 관심있었던 1인 출판과 마케팅, 출판사 운영에 대한 현실과 생존법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생각정리 세미나'에서는 메모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깨달을 수 있었던 것이 큰 수확이었다. 메모하는 사람은 메모를 통해 생각을 정리하고, 통찰을 통해 정보를 만드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이런 세미나는 세미나 내용을 통해 배우는 것 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노력하고 성과를 내는 분들을 만나면서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많이 된다. 그리고 강연자분들의 발표를 보면서 프리젠테이션 스킬 벤치마킹을 통한 공부도 많이 된다. 내년에는 좀 더 이런 자리를 많이 찾아다닐 생각이다.
7. 회사 일
나는 페이스북이나 블로그에 회사 일에 대해서는 안 쓰는 주의인데, 내가 하는 일이 연구&개발이라 회사의 기술 보안 상 언급할 수 없기도 하고, 회사일과 내 개인 생활은 분리하자는게 내 원칙이기 때문이다. 내가 블로그나 다른 분야에 관심이 많다고 회사 일을 안 하는 건 아니다. ^^;
올해는 회사 일 덕분에 전혀 기대치 않았던 곳을 다녀왔다.
그 유명한 바실리 성당 앞에서
MSU 모스크바 국립대학
크레믈린 궁정 안
뜻밖의 기회로 모스크바 출장을 다녀왔는데, 일하느라 돌아다닐 시간은 별로 없었지만, 모스크바의 분위기를 느끼고 온 것만으로도 좋은 경험이었다. 앞으로 모스크바는 가끔 갈 기회가 있을지도 모르겠다. 러시아어 공부를 좀 해볼까...
올해는 새로운 분야에 뛰어들어 새로운 사람들과 일을 만들었고, 내년부터 이제 본격적으로 개발이 들어간다. 새해에는 회사 일에도 몰입하여 재미나게 일해 볼 생각이다.
2012년 리뷰를 마치며
한 해를 정리해보니 잘한 점도 보이고 미진했던 부분도 있다. 자연스레 2013년에 계속 더 노력해야 할 부분들이 보인다. 그래도 올 한해 참 열심히 살았고,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다.
삶이란...
그저 경험하는 것이다.
내게 주어지는 것들에 두려움에 저항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무판단으로 그저 받아들이고 느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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