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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은2

소설이 할 수 있는 일 - <연년세세> 황정은 설과 추석이 되면 부모님과 형네 가족, 우리 가족은 큰집으로 모인다.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큰집 식구와 우리집 식구 모두는 봉고차를 타고 할머니와 큰아버지 묘소가 있는 산으로 가서 다같이 성묘를 한다. 10명이 넘는 인원이 가서 절을 하고 온다. 어머니는 명절에 큰 집에 오기 전에 아버지와 단 둘이서 양평을 다녀오신다. 양평에는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의 묘소가 있다. 몇 년 전에는 나와 아내도 동행한 적이 있었지만 최근 몇 년 동안은 가지 않았다. 형네도 가지 않는 것 같고 지금은 어머니와 아버지 두 분만 다녀오신다. 나는 크면서 외할아버지와 같이 산 적이 없어서 기억나는 것이 없기도 하고, 거기를 다녀오려면 하루가 다 날아가기 때문에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함께 가질 않았다. 어머니도 더 이상 같이 가자고.. 2020. 11. 16.
<82년생 김지영>이 빠뜨린 이야기를 채워준 작품, <연년세세> 황정은 작가를 몰랐다. 를 알라딘 서점에서 주문하면서 7만이 넘는 판매지수를 보고 알게 되었다. 인기 있는 작가구나. 황정은 작가가 왜 인기가 있는지 찾아보지는 않았는데, 책을 읽고 나서 한 가지 이유는 알 것 같았다. 정말 잘 쓰는 사람이구나. 는 네 편의 단편이 서로 연결되는 연작소설집이다. 한 편씩 읽어나가면서 정갈한 문체와 작가가 창조한 디테일한 세계에 감탄했다. 얼마나 공들여 쓴 작품인지가 단번에 느껴졌다. 는 '순자'라고 불렸던 이순일 가족의 여자들에 대한 이야기다. 46년생 이순일과 그의 장녀 한영진, 차녀 한세진, 이순일의 이모 윤부경, 윤부경의 손녀인 제이미. 다섯 명의 여자가 등장한다. 이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이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이다. 황정은은 이 다섯 명의 .. 2020. 11. 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