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그콘서트에 '나를 술푸게 하는 세상'이라는 새로운 코너가 생겼는데, 이 코너에서 가장 웃기는 것이 박성광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이라는 멘트다.
'아저씨, 첫사랑 기억해요? 기억한다고? 그럼 5번째 사랑은? 뭐, 기억 못한다고? 에이 첫번째 사랑만 기억하는 더러운 순경!''뭐! 고소영하고 장동이 사귄다고? 1등끼리 사귀는 에이 더러운 세상!'
이 코너를 보면서 쓴 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는 것은, 술에 취해 내뱉는 박성광의 멘트처럼 실제로 우리가 1등만 기억하는 세상에 대해 분노와 두려움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국내에서 1등을 하는 기업도, 2등을 하는 기업도, 5등을 하는 기업도 다 같이 돈을 벌 수 있는 시장 환경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이 발달하고 글로벌화된 시장으로 인해 이제는 국내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1, 2, 3위 안에 들지 못하면, 그 기업의 장기적인 전망을 기대할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개인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어느 한 분야에서 1등이 나머지 모두보다 더 많은 수입을 벌어들이는 경우가 흔한 일이 되었다.
그러면 이러한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 에서 잘 살아보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이 책에 의하면 먼저 평생동안 자기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그리고 여러 분야의 책을 열심히 읽어야 한다. 또 블로그를 만들어 공동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며, 때로는 오프라인 모임도 가져야 한다. 관련 세미나가 있으면 열심히 찾아다녀야 한다. 이렇게 해서 자신이 추구하는 분야에서만큼은 슈퍼노드나 알파블로거가 되어 어떤 사안이 발생할 때마다 즉각 비평가 이상의 결론을 내릴 수 있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블로그를 만들고, 블로그룰 운영하는 사람들과 교류해야 한다는 얘기는 '이제는 작은 것이 큰 것이다' 책에서 세스 고딘이 강조하는 말이기도 하다. 아이디어를 만들고, 퍼뜨리기 좋아하는 사람들과 교류함으로써 자기만의 아이디어를 만들 수 있는 토대가 형성되고, 이 과정을 통해 전문가적인 견해가 키워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에게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단순히 한 분야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많은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웹 진화론'의 저자 우메다는 "정보를 머릿속에 가득 채워넣고 나는 이렇게 머리가 좋아라고 과시하는 사람이 있지만, 구글을 상대로 한다면 반드시 지게 되어 있으므로 가치가 없는 일이다. 정보를 얻는 힘을 무엇에 쓸 것이냐 묻는다면 시간을 제대로 사용하는데 쓰겠다' 고 말했다. 광대한 네트워크 상의 정보를 순식간에 찾아주는 인터넷 검색서비스 앞에서 한 개인의 머릿 속에 있는 정보의 양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지식의 습득도 아니라면 도대체 어떤 능력이 필요한 것일까?
단순한 지식의 습득을 넘어서, 지식의 편집을 통해 스토리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 바로 '컨셉력'이 필요하다. 컨셉력이란 무엇인가? 간단하게 말하면 편집을 잘하는 힘이다. 야마나시 히로카즈는 편집이란 '일정한 방침하에서 정보와 다양한 소재를 모으고 정보와 정보, 물건과 물건의 관계성을 발견하고 그것을 짜 맞춤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말한다. 다향한 소재를 조합해서 각각의 소재의 가치를 끌어내면서, 그 조합을 통해 더욱 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전혀 다른 분야의 아이템들을 조합해서 새로운 사업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것, 서로 다른 학문 분야의 지식을 조합해 새로운 이론을 만들어 내는 것, 연예인이 자기를 PR하기 위해 춤, 노래, 패션 등에 한가지 컨셉을 주어 자기만의 이미지를 창출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컨셉력이고 독보적이고 유일한 것을 만드는 방법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컨셉력을 키우기 위한 방법도 친절하게 알려주는데, 실천적인 방법으로 한 번 시도해볼만 하다.
- 일주일에 책 한권을 읽어라
- 일주일에 한 번 서점에 들러 직접 책을 골라라
- 알파 블로거가 되라
- 책을 펴내겠다는 각오로 글을 써라
- 모든 컨셉을 한문장으로 요약하는 훈련을 하라.
- 이야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칙센트미하이의 'Flow' 에서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최적 경험에 접근하기 위해서 필요한 의식 통제의 마지막 단계에 대해 언급하고 있는데, 그 단계란 '전생애를 하나의 통일된 플로우 경험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이 말을 다시 바꾸면 '하나의 컨셉을 가진 삶을 살아야 한다'는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다.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한 목적을 찾기 위해서도 우리는 큰 의미의 '컨셉력'을 키워야 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20대들을 대상으로 '컨셉력에 목숨걸어라' 고 말한다. 나는 여기에 덧붙여 말하고 싶다. 의미 있는 삶, 플로우가 넘치는 삶을 살고 싶은 우리 모두가 '목숨걸어야' 하는 것이 바로 '컨셉력'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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