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배가 제법 부른 임산부들을 보면
예전에는 그저 힘들겠다. 무겁겠다..정도의 단상이나 별다른 감흥 없이 지나쳤었는데
요즘에는 '좋겠다.. 입덧은 지나가서' 싶으면서 살짝 부럽다.
누구는 아무것도 못 먹었다 하고 토하고 별의 별 냄새가 다 싫어서 고생했다는 얘기들도 많지만
그에 비하면 양호한 입덧을 하고 있다 생각이 들어도
공복에 메슥거리는 증세 때문에 끊임 없이 소화가 되기 전에 먹을 것을 챙겨야 하고
요 며칠은 수시로 올라오는 구토증에 종일 멀미하는 기분이다.
내 친구의 명언은 '정말 지구에서 내리고 싶다니까..' ^^
절대 공감이다.
그래도...
여자는 그런 것 같다.
임신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면
나 역시 마냥 좋기만 하고 신비하고 설레이기만 한 것도 아니면서
의아함, 신기함, 얼떨떨함, 걱정, 뭐 그런 감정들이 살짝 살짝 섞여서
첫 임신에 대한 감정이 어떠한지 규정하기 힘들면서도
그 소식을 신랑에게 전할 때는
신랑이 마냥 마냥 좋아하고 기뻐해 줘야만 할 것 같은 약간 억지스런 기대를 하기 마련이다.
예상보다 조금 빠른 흰동이 소식에도
과장되지도 않게 모자르지도 않게 기뻐하고 신기해 하던 신랑의 반응과
블로그에 흰둥이 초음파 사진을 올리며 나보다 훨씬 부지런한 모습은
나를 많이 안심시켜 주고 기꺼이 흰둥이와의 합체를 시작할 수 있게 해 준 것 같다..
이제 남은 8개월 남짓.
즐거운 기꺼운 동행의 여정이기를..
입덧도 이제 세 식구가 먼 여행을 시작하는 길에 스쳐가는 멀미라고 생각해야지.
살 살 ~ 치루어 낼 수 있도록 힘을 내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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