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 문화가 널리 퍼지기 위해서는 기부한 사실을 주위에 알려야 합니다.
그 이유는 이미 모두들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선행을 베풀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죠.
더 구체적으로, 우리는 우리의 '준거 집단', 즉 나 자신이 속해 있다고 인식하는 집단에서 다른 사람들이 하는 대로 하는 경향이 있거든요. 그리고 연구결과를 보면 누군가의 성금 액수는 다른 사람들이 내고 있다고 믿는 액수에 연관되어 있다고 하네요. 전화 모금에서 전화 한 사람에게 다른 사람의 기부 액수를 들려 주었을 때, 대다수 (정확히 90퍼센트)가 보통보다 많은 액수를 기부했다고 합니다.
예수님은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듯 은밀하게 도우라고 권고했고, 우리들 대부분은 그렇게 하는 것이 미덕이라고 생각하죠. 신문이나 방송에서 연예인들이 화려한 팡파르 속에서 거액의 기부를 하는 것을 보면, 우리는 그 사람의 진짜 의도는 자선 활동을 통해 사람들의 주목을 끌고 인기를 얻으려는 것이 아닌가 의심하지 않나요?
그런데 피터 싱어는 이렇게 반문합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그렇게 중요한가? 그 돈이 '순수한' 의도로 쓰였느냐보다 좋은 곳에 쓰였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그리고 그들이 도우면서 나팔을 불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동참하도록 꾀는 것이며, 따라서 더 좋은 것이다.
어느 경우든, 남들이 더 내놓고 있다고 생각하면 자신도 더 내놓게 된다는 걸 아는 이상, 그들이 내놓는 진짜 동기가 무엇인지는 크게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 그보다는 그들이 자신의 기부 액수에 대해 더 공개적이 되도록 권고해야 한다. 자신이 벌어들인 것에 비해 상당한 액수를 기부했음을 공개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그 '다른 사람들 역시 자기 기부액을 공개하면 효과는 증폭된다. 10년이나 20년 동안 이런 추세가 지속된다면 커다란 결실이 가능해진다.
순수한 마음에서 기부를 한 것인데, 기부 사실을 주면에 알리게 되면 그 뜻이 퇴색될까봐,
남들이 괜히 오해할까 싶어 드러내지 않으시죠?
이제는 숨기지 마세요.
나눔 문화는 왼손이 하는 일을 오른 손이 알게 해야 더 퍼질 수 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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