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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세계]/영화

엣지 오브 투모로우(Edge of Tomorrow, 2014) : 일상이라는 이름의 '루프'

by 지평(地平) 2014. 7. 29.

엣지 오브 투모로우 : Edge of Tomorrow, 2014> 별점 평가 ★★★★☆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가까운 미래, '미믹'이라 불리는 외계 종족의 침략으로 인류는 멸망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인류는 그에 대항해 전 세계 군대가 모두 연합한 연합군인 연합방위군(United Defence Force, UDF)을 창설한다. 빌 케이지(톰 크루즈 분)는 자살 작전이나 다름없는 작전에 훈련이나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로 배정되고 전투에 참여하는데… (출처 : 엔하위키 미러 ‘엣지 오브 투모로우’)

엣지 오브 투모로우 영화에서 빌 케이지(탐 크루즈 분)는 외계 종족과의 전투 중에 외계인 개체 하나를 죽이면서 자신도 죽게 된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 전날 자신이 강등되어 이등병으로 입대하기 직전의 상황에서 눈을 뜬다. 그리고 그 때부터 전투에 나가 죽어도 다시 전날의 입대하기 직전 상황에서 다시 살아나는 일이 반복된다.

(혹시 영화를 안 보시 분 중에서 이 글을 이해하고 싶으시다면, 엔하위키 미러의 전체 줄거리 부분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런 식으로 죽어도 다시 특정 시점에서 다시 살아나면서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것을 루프’라고 부른다 (이 영화의 원작 소설인 일본의 라이트노벨 “All you need is Kill” 에서 저자가 쓴 용어로 보임)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루프'

영화 속에서 주인공인 빌 케이지가 루프에 빠져서 삶과 죽음을 반복하는 상황을 다이어그램으로 표현해 보았다.

빌 케이지가 루프의 능력을 갖고 나서도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전투 실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에, 상륙 작전의 전장에서 죽고 다시 살아나고, 다시 전장에서 죽는 루프를 반복한다. 그러다가 여주인공인 리타 브라타스키(에밀리 블런트 분)를 만나면서 전투 훈련을 받게 되고, 수 십 번의 리셋을 통해 전장에서 살아 나갈 수 있는 전투 능력을 키울 수 있었다. 하지만 전장에서 살아남았다고 루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외계 종족의 우두머리 ‘오메가’를 죽여야만 전쟁을 끝내고, ‘루프’도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영화의 후반부에서는 긴장감을 높이기 위해 수혈을 받고 ‘리셋’ 능력을 잃는다는 설정이 나온다.)

빌 케이지에게는 ‘오메가’를 찾아 없애는 것이 생의 과제가 된 것이다. 만약 빌 케이지가 리타 브라타스키를 만나지 못해서, 오메가를 없애야 한다는 과제를 알아내지 못했다면 그는 출구를 찾지 못해 루프를 무한 반복할 수 밖에 없게 된다.

윤회를 떠올리다

영화를 보고 나오면서 이러한 영화의 설정이 불교나 초월심리학에서 말하는 ‘윤회’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회’, ’환생’을 이야기하는 책들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진정한 실체는 불명의 ‘영(spirit)’이며, 육체를 잃고 죽는다고 해서 ‘영’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사후 세계에서 일정 기간 동안 머무르며 지난 삶에 대한 평가를 받고, 그 평가에 따라 새로운 셋팅으로 다시 태어나게 된다.

우리는 태어나면서 그 생애에서 해결해야할 하나의 과제를 갖고 태어난다. 그리고 육체에 머무는 삶 동안 그 숨겨진 과제를 찾아 해결해야 그 생애에서의 할 일을 다하고 영적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간 존재로 진화하게 된다.

<나는 환생을 믿지 않았다 : Many Lives, Many Masters>에 나오는 몇 구절을 옮겨 본다.

“때가 되면 안내자가 나타납니다. 때가 되면… 안내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선생이 세상에 온 목적이 이루어지게 되면 선생의 삶은 끝납니다. 목적을 이루기 전에는 죽지 않습니다.” p109

“우리는 갚아야 할 빚이 있습니다. 우리가 그 빚을 갚지 못하면 그것을 또 다른 생애로 짊어지고 가서 갚아야 합니다. 우리는 빚을 갚음으로써 진화합니다. 어떤 영혼은 다른 영혼들보다 빨리 진화합니다. 육체 상태에서 빚을 갚을 때, 인생의 목적을 이루게 됩니다.” p210

“우리는 욕망을 극복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그렇지 못할 경우에는 다음 생애로 넘어갈 때 그것을 또다른 성향과 함꼐 짊어지고 가야 합니다. 짐은 갈수록 무거워 집니다. 한 생애에서 이러한 빚을 갚지 못하며, 더욱 고된 생애가 이어집니다. 빚을 갚게 되면, 더욱 편안한 생애가 주어집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선택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에 책임이 있습니다. 우리는 자신의 삶을 선택합니다.” p211

엣지 오브 투모로우의 루프 다이어그램와 비슷한 방식으로 ‘윤회’를 표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인생에서 얼마나 부를 많이 쌓고,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명예를 얻어도 그 생애에 주어진 영적인 과제를 찾아 해결하지 못하면, 다음 생에 또 다시 같은 과제를 가지고 태어나게 된다. 과제는 사람마다 모두 다르며, 우리가 모두 서로 다른 환경에서 태어나는 것은 그 때문이다. 내가 태어난 환경, 내가 지금 처한 상황은 내게 주어진 삶의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미리 다 계획되어진 셋팅인 것이다. 내가 경험하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지 않고 온전히 받아들이며 그 속에서 숨겨진 과제를 찾아 해결할 때 우리의 영혼은 한 단계 발전한다. 이번 생에 주어진 과제를 찾지 못한다면 ‘루프’에 빠진 빌 케이지처럼 우리는 ‘윤회’라는 소용돌이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일상이라는 이름의 ‘루프’

굳이 윤회를 언급하지 않아도, 우리의 하루 하루가 어떻게 보면 ‘루프’라고 볼 수 있다. 우리는 아침에 일어나 하루를 살고 잠에 들었다가 다음날 아침에 다시 일어난다. 하루를 살면서 깨어있지 못하고 습관적으로 하던 대로만 산다면, 그 다음날 아침에 어제와 똑같은 상태로 다시 깨어나게 된다. 반복된 일상이라는 ‘루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영화 속에서 빌 케이지는 수십 번의 리셋을 통해 전투 훈련을 하고, 그렇게 해서 전투 실력이 쌓인 다음에야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우리도 빌 케이지와 같은 ‘리셋’능력을 가지고 있다. 오늘 실패하면 리셋하고 내일 다시 시도하고, 매일 조금씩 더 나아지면 된다. 그렇게 매일 조금씩 더 새로운 나를 만들어 가다 보면 언젠가 삶의 과제를 깨닫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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