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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할리우드에서는 어떻게 창의적인 작가를 발굴하는가? -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할리우드에서는 어떻게 창의적인 작가를 발굴하는가?

할리우드에서는 시나리오 작가가 직접 아이디어를 설명하는 ‘피치(pitch)’ 미팅이 자주 열립니다. 피처(pitcher)인 시나리오 작가는 캐처(catcher)인 프로두셔나 제작자, 영화사 경영진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짧고 간결한 문장으로 설득력 있게 ‘피치(던진다)’해야 합니다.

프로두셔는 짧은 피치 미팅에서 어떻게 작가의 창의성을 평가할까요?

이미지 출처 Flickr Alex Eylar

캘리포니아대학교 데이비스 캠퍼스의 킴벌리 엘스바흐(Kimberly D. Elsbach)교수와 스탠퍼드대학교의 로드릭 크레이머(Rodrick M, Kramer)교수는 피치 미팅에 참여하여 실제 현장을 직접 관찰하고 시나리오 작가, 프로듀서, 제작자, 영화사 경영진을 인터뷰했습니다.

엘스바흐, 크레이머 교수는 연구를 통해 캐처가 피처인 시나리오 작가의 창의성을 판단하는 기준을 발견했습니다.


사람들은 창의적인 인물의 원형(Prototype)을 가지고 있습니다. 가령 스티브 잡스와 비슷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그 사람도 창의적일 것으로 생각하게 됩니다.

할리우드에서는 아티스트라면 우디 앨런처럼 외모나 옷차림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행동 역시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할리우드에서 통하는 창의적인 아티스트 원형을 표현하는 키워드는 다음과 같습니다.

아티스트 원형의 특징


변덕스럽다, 괴짜 기질, 예측 불가, 열정적, 극단적, 불명료, 세련되지 못한, 불안해하는

피치 미팅에서 캐처는 피처를 관찰하며 아티스트 원형의 특징을 갖고 있으면 ‘창의성’이 높다고 평가한다.

이렇게 특정한 원형과 비교하며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피치 미팅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며, 다른 사람의 특성을 판단할 때 일어나는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사회적 판단 이론(Social Judgement Theory)


인간이 다른 사람의 능력이나 특성을 판단할 때는 이미 자신의 마음속에 형성되어 있는 원형과 연관을 지어 평가를 한다.

아티스트 유형과 반대로 평가받는 원형도 있습니다. 논라이터(Nonwriter)원형의 특징을 발견하면 캐처는 피처를 창의성이 부족하다고 평가합니다.

논라이터(Nonwriter) 타입으로 평가하는 단서


1)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열정이 부족
2) 피치가 진부함
3) 말솜씨만 좋음
4) 장래성이 전혀 보이지 않음

피치 미팅에서 캐처가 피처의 특징을 자신이 가진 창의적 인물의 원형과 비교하는 일은 순식간에 이뤄집니다. 그래서 ‘첫인상’이 매우 중요합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피치가 후반에 이르러도 만회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캐처가 피처의 창의성을 평가하는 숨겨진 기준이 또 하나 있습니다.


창의성을 평가하는 숨겨진 두 번째 기준

피치 미팅에서 캐처는 피처의 말과 행동만 관찰하는 것이 아닙니다.

피치 미팅에서 캐처는 피치를 듣는 자신의 행동도 관찰합니다.


캐처가 피치에 몰입하게 되면 캐처는 피처의 창의성을 좀 더 높게 평가하게 됩니다. 캐처 자신이 아이디어에 기여했음을 인지하면 캐처는 피처와의 관계를 ‘창의적인 협력자 관계’로 여기고, 피치에 몰입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상황을 다르게 보면 캐처 자신이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을 때 피치에 몰입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피처가 캐처의 창의성에 불을 붙인다면 그 피처는 잠재적 창의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자신이 창의적인 인재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평가자의 창의성을 끌어내 ‘창의적인 협력자 관계’로 만들어야 합니다.

캐처가 시나리오 제작에 참여하고 아이디어에 기여할 때까지 피칭을 이어나가야 한다. 캐처는 시나리오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 시나리오를 이해하는 순간 캐처는 자신의 창의성을 깨닫게 된다.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p.151

피치 미팅에서 실패하는 경우

피치 미팅에서 피처가 성공하려면 ‘창의적인 협력자 관계’를 만들면 됩니다. 그런데 반대의 상황을 만들어 실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캐처가 다음과 같은 자각을 하는 경우 상대방과의 관계를 ‘숙련자와 초심자 관계’로 간주하게 되고, 피처를 경험도 잠재력도 부족한 아마추어라고 판단합니다.

’숙련자와 초심자 관계’를 만드는 단서

- 피치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다.
- 자신의 아이디어나 제안에 피처가 응하지 않아 짜증이 난다.
- 자신이 피처보다 이 업계에 정통하다고 생각한다.

캐처의 아이디어에 피처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며 발표하는 것이 가장 큰 실패 요인입니다.

창의적 인재로 평가받기 위한 피치법

할리우드에만 피치 미팅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회사에서 윗사람들에게 보고하는 자리, 상사와의 회의 자리도 일종의 피치 미팅으로 볼 수 있지요. 보고들 듣는 상사가 창의성을 평가하는 캐처가 되는 것이죠. 회사에서 창의적인 인재로 평가받기 위헤서는 그런 자리에서 피치를 잘해야 합니다.

할리우드 피치 미팅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회사에서 창의적 인재로 평가받는 피치법을 정리해볼까요. 창의성이 없는데 거짓으로 있어 보이게 하는 법을 생각해 보자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제대로 평가받기 위해 피치에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해 봤습니다.

어떻게 하면 캐처의 관심도를 높이고 피치에 몰입시키나?

1. 캐처를 피치에 참여시키고 아이디어에 기여하게 하라.
: 캐처에게 먼저 질문을 던져라. 캐처의 질문에 적절히 반응하라. 아이디어에 여백을 남겨 캐처가 채울 수 있도록 하라.

2. 핵심 개념을 단순하고 명확하게 만들어라.
: 아이디어가 쉽게 이해되지 않으면 캐처가 몰입하기 어렵다.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라.

3. 피치 내용을 캐처의 관심사 또는 이익과 연결해라.
: 캐처의 관심사를 사전에 파악하여 피치 내용을 그것에 연결해라. 회사의 이익, 캐처의 성과와 연결될 수 있는 내용을 포함해라.

위의 3가지 방법을 보면 일상적인 대화에서 상대방에게 호감을 얻는 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상대에게 대화에 참여하게 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만들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이야기를 해주면 그들은 여러분에 대해 좋은 인상을 느끼게 됩니다. 사람은 자신의 가치를 높일 기회를 주는 사람에게 호감을 가니까요.

‘창의적 인재로 평가받기 위한 피치법’ 어떤가요? 실제로 효과가 있을까요?

효과를 보신 분은 댓글로 간단히 후기 남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더 좋은 방법에 대한 제안도 환영합니다. :)

참고 문헌

<왜 케이스 스터디인가> 이노우에 다쓰히코(와세다대학교 교수) 지음
채승병 감수, 송경원 옮기. 어크로스 출판사 2015년 4월 22일 출간.

이 책에는 미국경영학회가 매년 1000여 편의 논문 중 단 한 편만 선정해 수여하는 최우수논문상(Best Article of the Year) 수상 논문 5편이 실려있습니다. 이 5편은 모두 케이스 스터디로 이 책을 통해 복잡한 현상에서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분석의 기술을 엿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제가 소개한 ‘할리우드에서 창의적 인재를 평가하는 기준’과 같이 5편의 케이스들 내용 자체도 매우 흥미롭습니다. 조직 혁신, 위기 관리, 인재 채용, 혁신 전파, 기업 인수합병 등 다양한 사례가 실려 있습니다. 케이스 스터디 방법도 배우고 개인 생활이나 회사 업무에 적용할 아이디어도 건질 수 있는 재미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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