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진화'에 해당되는 글 2건

  1. 다윈의 노트에서 찾은 창의성의 비밀
  2. 인류에게 던지는 희망의 메시지, <자발적 진화>


현대의 과학적 세계관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과학자를 꼽는다면 아이작 뉴턴과 함께 찰스 다윈일 겁니다. 찰스 다윈의 ‘진화론(자연선택 이론)’은 당시 지배적이었던 창조설, 즉 지구상의 모든 생물체는 신(神)의 뜻에 의해 창조되고 지배된다는 신 중심주의 학설을 뒤집고 과학의 물질적 우주관이 지배하는 시대를 열었습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 하나가 세상에 대한 이해의 폭을 얼마나 크게 바꿀 수 있는지 보여주었죠.



과학적 물질주의가 문명의 지배적 패러다임이 된 것은 19세기 중반 영국의 박물학자인 찰스 다윈이 무대에 등장한 이후였다. 


<자발적 진화> 브루스 립튼, 스티브 베어맨 p.134


다윈은 '자연선택 이론'이외에도 산호초의 생성 원리를 밝혀내는 등 여러 방면에서 독창적인 발견을 많이 하였습니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2009년 2월 18일자 기사에서 마이클 피츠제럴드 정신의학 교수의 견해를 인용하며 다윈의 뛰어난 창의력이 자폐증(정확히는 아스퍼거 증후군)의 영향일 것으로 생각된다는 보도를 하기도 했습니다.


스티븐 존슨의 책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Where Good Ideas from>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어떤 환경에서 더 잘 만들어지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알려주는 매우 훌륭한 책입니다. 책 내용 중에 다윈의 머릿 속에서 어떻게 '진화론'이 만들어졌는지, 그 과정이 흥미롭게 묘사된 부분이 있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읽으면서 다윈이 평생 기록하였다는 방대한 노트들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바로 다윈의 노트에 대해 구글 검색을 해보았고, 정말 놀라운 사이트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Citation: John van Wyhe, ed. 2002- The Complete Work of Charles Darwin Online (http://darwin-online.org.uk)



 '다윈 온라인' 사이트에는 다윈이 쓴 책과 논문을 비롯하여 그간 생전에 기록한 일기와 노트, 편지까지 그가 남긴 모든 기록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다윈의 일기와 노트 전체가 실제 원본을 스캔한 이미지와 텍스트로 올려져 있어, 누구라도 그의 일기와 노트를 한 장, 한 장 전부 다 읽어볼 수 있다는 점이죠. 


다윈은 1838년 8월 3x4 인치의 작은 노트에 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태어나면서부터 그 날까지의 일을 간략하게 기록합니다.  그리고 그날부터 그가 죽기 4달 전인 1881년 12월까지 그 일기장에 그의 작업과 사적인 일들에 관해 기록을 하였습니다. 그의 일기는 때로는 1년 동안의 일을 중요한 사건에 대한 단 몇줄로 간단히 쓰는 식으로 매우 간결하였지만, 다윈은 그 작은 일기장을 항상 가지고 다니며 썻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윈은 비글호를 타고 항해를 하면서 관찰하고 발견한 것들을 끊임없이 기록하여 많은 노트를 남겼습니다. 비글호 항해를 마치고 영국의 거처에 돌아와서도 노트 기록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진화론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 주제에 대한 생각들을 노트에 계속 기록하면서 그의 이론을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그가 남긴 많은 양의 노트들을 보면 그가 진화론을 만든 것이 결코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었구나 하는 감탄을 하게 됩니다. 다윈의 뛰어난 창의력과 그가 남긴 방대한 노트간에는 뭔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도 갖게 되었습니다.


Citation: John van Wyhe, ed. 2002- The Complete Work of Charles Darwin Online 

(http://darwin-online.org.uk)


다윈이 남긴 다양한 주제의 노트들. 읽은 책과 읽을 책 노트도 있네요.




다윈은 자서전에서 1838년 10월 맬서스의 <인구론>을 읽다가 자연선택 이론을 떠올렸다고 썼습니다. 진화에 관한 통찰이 한 순간에 떠오른 것처럼 묘사한 것이죠. 그래서 거의 한 세기 동안 자연선택에 의한 생물의 진화를 주장한 다윈 이론의 뿌리는 맬서스의 통찰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러나 1970년대 초, 지식역사학자인 하워드 그루버(Howard Gruber)가 다윈의 방대한 노트들을 면밀히 연구한 결과, 알려진 것과는 다른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윈 이론의 핵심 요소들이 맬서스의 이론을 접하기 훨씬 전에 이미 노트에 적혀 있었던 거죠.  1837년부터 그의 노트에는 자연선택 이론의 핵심 개념들이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었습니다. 


아이디어의 부품은 다 갖추고 잇었지만, 하나의 완성품으로 만들지를 못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맬서스의 이론을 만난 뒤에도 다윈은 자신이 확립한 이론의 중요성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다 몇 개월이 지난 1838년 11월에야 명확한 아이디어를 갖게 됩니다. 이러한 패턴은 다른 상황에서도 있었습니다. 다윈은 1835년 10월 갈라파고스 제도에서 자연선택 이론의 단서가 되는 종의 엄청난 다양성을 관찰하였지만, 그 당시에 썼던 노트에는 세상을 바꿔놓을 이론에 대한 암시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다윈이 갈라파고스에 머물렀을 때 쓴 노트의 대부분은 지질학과 관련된 내용들이었습니다. 그러다 1937년이 되어서야 다윈은 '종의 변이'와 '갈라파고스의 종' 이라고 이름붙인 노트를 쓰기시작하며 둘을 연관짓게 됩니다.


진화론에 대한 다윈의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보면 아이디어는 번쩍!하고 순간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아닙니다. 모호한 예감들이 따로 떨어진 상태로 뿌연 안개에 가려져 있다가, 시간히 흐르면서 서서히 만나고, 형체를 이뤄갑니다. 하나의 형체를 이루고 이윽고 안개가 완전히 걷히면 그 예감이 온전한 실체를 드러내는 것이죠. 아이디어는 '느린 예감'의 산물입니다. 


그런데 느린 예감이 좋은 아이디어로 발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느린 예감이 다른 예감과 연결되기도 전에 기억에서 너무 빨리 사라집니다. 한 때 흥미를 끌었던 생각도, 다른 일들을 하면서 뒷전으로 물러나고 곧 잊혀져 버립니다. 어떻게 하면 예감의 싹을 죽이지 않고 살릴 수 있을까요?


다윈의 노트에 그 해답이 있습니다.

다윈의 노트는 초기 단계에서 예감의 싹들이 자라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했습니다. 


떠오르는 생각을 모두 노트에 기록하세요.




그런데 노트에 기록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정말 중요한 단계가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다윈은 자신이 기록한 내용을 끊임없이 되풀이 읽으며 새로운 암시를 찾아냈습니다. 인도양 한가운데에서 일련의 생각들이 떠오르면 그는 5개월 전에 갈라파고스의 동물들에 대해 기록한 내용을 다시 검토했습니다. 예전에 기록된 내용을 읽다보면 새로운 생각이 또 떠올랐고, 그 과정에서 얻은 새로운 사실들을 다시 기록했습니다. 그는 과거 자신이 기록한 아이디어와 현재 자신의 머릿 속에 들어있는 아이디어를 연결짓는 작업을 꾸준히 반복했습니다.


아이디어는 다른 아이디어와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고 발전합니다.

과거에 기록한 노트를 다시 반복해서 보는 것은 과거의 내 생각과 현재의 내 생각을 충돌시키는 작업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과거의 아이디어와 현재의 아이디어가 충돌하고, 

숙고의 시간을 거쳐 획기적인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성되는 반응로, 

다윈의 노트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탄생시키는 '반응로' 였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남보다 더 창의적인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다윈도 그런 창의적인 인물이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그의 노트 습관이 그를 좀 더 창의적인 사람으로 만든 것은 분명합니다.


다윈의 노트에서 찾은 창의성의 비밀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단순하지만, 누구나 하고 있지는 않는 일입니다.


가능한 모든 것을 노트에 적으세요.


노트를 자주 반복해서 다시 읽고, 숙고하는 시간을 가지세요.


노트라는 숲에서 마음대로 산책을 하세요.




참고 문헌

<탁월한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가> 스티븐 존슨 지음, 서영조 옮김, 한국경제신문

다윈 온라인 Wyhe, John van ed., 2002- The Complete Work of Charles Darwin Online 

(http://darwin-online.org.uk/)

<자발적 진화> 브루스립튼, 스티브 베어맨 공저, 이균형 옮김, 정신세계사

위키백과 http://ko.wikipedia.org 찰스 다윈 섹션


* 이 글은 Social LG전자 사이트에 기고했던 글을 제 블로그로 옮겨온 것입니다.

원문 링크 http://social.lge.co.kr/lg_story/the_blog/culture/darwin_creativi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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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 진화> 만만한 책이 아니다. 책의 분량도 600페이지나 되고, 다루고 있는 주제의 폭이 넓고 깊어 술술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니다. 하지만 정말 좋은 책이다. 올해 내가 읽은 책 중 Best 5 로 꼽을 만한 책이다. 한 번 읽는 것만으로는 내용을 전체적으로 다 이해하기도 어렵다. 지금 이 글에서도 간단히 느낀 점만 쓰고, 제대로 된 내용 정리는 재독 후에 다시 쓰려고 한다.




이미지 출처 YES24



이 책은 현대 인간의 문명이 스스로를 파괴할 지도 모르는 절망적인 위기의 상황에 처해있고, 그 위기는 인간이 가졌던 잘못된 생각들, 패러다임으로부터 기인했다고 말한다. 책에서 '말세의 네 가지 신화적 오해'라고 표현하는 그 잘못된 생각들은 다음과 같다.


1. 오로지 물질만이 중요하다.

2. 적자생존, 살아남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

3. 유전자 속에 다 들어 있다.

4. 진화는 임의적으로 일어난다.


저자는 오늘날 진리라고 여겨지고 있는 위의 네 가지 생각들이 잘못된 오해임을 하나 하나 과학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해체시킨다. 그렇지만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위의 믿음들은 현대 사회에 너무나 뿌리 박혀 있어 종교와 같이 맹신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에게 희망은 없는가? 이 책은 인간이 하나의 인류로 진화됨으로써 이 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사람 몸 안에는 50조의 세포가 있다. 우리 몸 안의 세포들이 서로 경쟁하지 않고 상호 협력함으로써 사람이라는 거대한 공동체를 조화롭게 꾸려나가는 것처럼, 지구 상의 인간들도 서로를 배타적인 경쟁의 대상이 아니라 서로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공동체의 일원임을 깨닫고, 인류라는 새로운 종으로 진화할 때 이 위기는 극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진화는 한 명 한 명의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영적 진화를 달성할 때 이뤄질 수 있다. 이 '자발적 진화'에 참여하는 인간의 수가 임계점을 넘어설 때, 새로운 인류는 세상을 바꾸게 되는 것이다.


나라는 하나의 개인이 모든 사람, 사물과 연결되어 있고, 나 하나의 깨달음이 인류 전체의 영적 진화에 기여한다는 것이야 말로 '연기(緣起)', 부처님의 가르침이요. 모든 영적 깨달음의 가르침이 말하는 것이 아니던가. 이 책은 이 가르침을 신생물학의 증거들과 함께 과학의 언어로 표현해 줌으로써 '물질적' 세계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있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시야를 갖게 해준다.


'자발적 진화'의 길에 들어서는 모든 이에게 축복을! 



PS. 정말 좋은 책인데, 제 소개가 너무 부족한 것 같습니다.

      꼭 한 번 읽어보시기를 권해드립니다.



자발적 진화

저자
브루스립튼 지음
출판사
정신세계사 | 2012-07-03 출간
카테고리
과학
책소개
우리는 모두 인류라는 한 생명체 속의 세포들이다!인류의 경이로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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